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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스태프 6명, 이주영 감독 지지 "쿠팡플레이, 우리 이름도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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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스태프 6명, 이주영 감독 지지 "쿠팡플레이, 우리 이름도 빼라"

입력
2022.08.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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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감독 측과 쿠팡플레이의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태프 6명이 입장을 밝혔다. 쿠팡플레이 제공

이주영 감독 측과 쿠팡플레이의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태프 6명이 입장을 밝혔다. 쿠팡플레이 제공

이주영 감독 측과 쿠팡플레이의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태프 6명이 입장을 밝혔다. 이 스태프들은 이 감독을 지지한다고 알렸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의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는 4일 이 작품 스태프 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이 밝힌 입장을 전했다.

법무법인 시우는 "이의태 촬영감독 등 6인의 '안나' 스태프들은 이주영 감독의 문제 제기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고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스태프들이 자신의 노력, 감독의 창작 의도가 쿠팡플레이에 의해 훼손됐다는 주장을 했다고 알렸다. 법무법인 시우는 이들이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한 뒤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않은 박주강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앞서 이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가 '안나'를 일방적으로 편집해 분량이 줄어들고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크레디트의 감독과 각본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쿠팡플레이가 이를 거절했다고도 말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이 감독의 편집이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가 상호 협의했던 방향과 다르다고 파악했으며 쿠팡플레이가 이 감독에게 수개월에 걸쳐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알렸다. 또한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 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 측 법률대리인은 다시 공식입장을 내고 "쿠팡플레이가 이주영 감독에게 편집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 것은 4월 21일 편집본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쿠팡플레이의 편집에 대해 "이는 저작권법의 법리에 생소한 시청자들에게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작인격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창작자에게 전속되는 권리이고 저작물을 양도하더라도 함께 이전되지 않는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제작사와 어떠한 내용으로 계약을 했더라도 창작자인 이주영 감독의 동일성유지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수지가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여자 안나를 연기했다.

다음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스태프 6명의 입장문.

안녕하세요. 저희는 쿠팡플레이 '안나'의 스태프 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입니다.

저희는 쿠팡플레이 측의 일방적인 '안나' 편집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문제 제기를 지지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작품을 연출한 감독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영상 작품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나의 신과 시퀀스를 구성하기 위하여 감독과 스태프들은 밤낮없이 생각하고 회의하고 찍고 찍고 다시 찍습니다. 하나의 컷을 촬영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여 카메라 동선을 고민하고 조명을 설치하고 옮기고 테스트 촬영을 진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극본에 담긴 작가의 주제 의식과 감독의 연출 의도를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과 헌신입니다. 감독이라고 하여 자기 맘대로 영상물을 촬영하지 않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자신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하여 이해를 얻어내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저희가 경험한 영상물 제작 과정입니다. 하나의 영상물 안에는 스태프 각자가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창작 의도에 대한 존중이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편집감독이 하지 않은 편집, 감독의 최종본에서도 살아있었으나 공개된 '안나'에서는 수없이 잘려나간 컷들, 촬영팀이 공들여 계획한 원 테이크 신이 앞뒤로 잘려나가고 제자리를 잃고 여기저기에 멋대로 붙어 있었던 컷들, 촬영과 조명감독이 확인하지 않은 수많은 색보정(DI) 컷들, 일방적으로 녹음실을 바꾸고 사운드 크레디트에서 내 이름을 뺐으면서 정작 내가 한 사운드 작업물이 내가 하지 않은 것과 뒤섞여 남아 있는 것을 볼 때의 그 당혹스러움…

감독의 창작 의도뿐만 아니라 저희의 혼신을 다한 노력도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스태프들의 영화 수상 이력은 마케팅에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이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분명하게 요구합니다. 이주영 감독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주십시오. 저희의 퀄리티와 다른,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입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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