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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리수 진주만 공습, 손금 보듯 들여다보다

입력
2022.08.06 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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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다큐 '진주만 공격: 순간들의 기록'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81년 전 하와이 진주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진주만 공격: 순간들의 기록'은 진주만 공습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81년 전 하와이 진주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진주만 공격: 순간들의 기록'은 진주만 공습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2부작 | 15세 이상

미군 2,335명이 전사했다. 미국은 분노했다. 곧바로 제2차 세계대전에 뛰어들었다. 일본제국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됐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주만 공습의 개요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묽어진다. 2차 대전도, 미국의 참전을 촉발시킨 진주만 공습도 세세히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디즈니플러스 다큐멘터리 ‘진주만 공격: 순간들의 기록’은 현대사의 분수령 중 하나인 진주만 공습을 화면에 복구해낸다.

①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아침

1941년 12월 7일 일본군 비행기가 하와이에 나타났을 때 미군은 훈련 상황으로 오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1941년 12월 7일 일본군 비행기가 하와이에 나타났을 때 미군은 훈련 상황으로 오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1941년 미국과 일본 사이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일본은 파죽지세로 중국을 점령해 가고 있었고, 미국과 영국은 이를 못마땅해 했다. 미국은 일본 재산 동결과 석유 금수 조치 등으로 일본을 압박했다. 석유는 일본의 급소였다. 제국주의를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선 석유가 필수였으나 일본은 유전이 없었다. 일본은 기로에 섰다. 미국과 영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든지 전쟁을 불사하며 맞서든지 해야 했다. 일본은 전쟁을 택했다.

일본은 미국과 협상을 하며 기습을 준비했다. 야마모토 이소로쿠 대장이 작전을 계획하고 지휘했다. 그는 하와이 미군 태평양함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면 전세를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와이로 항공모함 등을 극비리에 파견했다. 기습은 12월 7일 일요일 아침에 예정돼 있었다.

②철저한 준비에도 허둥댔던 일본군

'진주만 공격:순간들의 기록'에서는 진주만 공습에서 살아남은 미군의 목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진주만 공격:순간들의 기록'에서는 진주만 공습에서 살아남은 미군의 목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다큐멘터리는 1941년 12월 7일 벌어진 일을 세세히 묘사한다. 미국은 왜 일찌감치 일본의 비밀작전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일본은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작전을 수행했는지 등을 서술한다.

미국은 일본의 동태를 예의주시했으나 일본 함대의 이동을 알아채지 못했다. 12월 7일 이른 시간이 되어서야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태평양함대에 긴급 전문을 보내려 하나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다. 일본으로선 행운이었다.

미군은 대비를 채 하지 못하고 일본군의 공습을 맞았다. 일본 비행대를 보고선 실전 같은 훈련으로 여겼을 정도로 무방비였다. 치밀하게 작전을 구상했다고 하나 일본군 역시 허둥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잘못 쏜 신호탄으로 혼선이 생겨 작전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큐멘터리는 전투의 갈피마다 생존자의 증언과 전문가의 견해를 곁들여 긴박했던 당시를 전한다.

③미 항공모함이 정박하고 있었다면

진주만 공습에 참여했던 전 일본군 파일럿 요시오카 마사미쓰는 수십 년이 지나고서도 자신의 실수를 잊지 못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진주만 공습에 참여했던 전 일본군 파일럿 요시오카 마사미쓰는 수십 년이 지나고서도 자신의 실수를 잊지 못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일본군의 공습은 놀라운 전과로 이어졌다. 미군 함선 7대를 침몰시켰고, 11척을 파손시켰다. 미군 항공기 188대가 전파됐다. 일본군은 항공기 29대를 잃었고, 소형 잠수함 4척이 침몰했다. 진주만의 낮은 수심을 감안해 어뢰에 특수 장치를 부착하는 등 면밀한 준비가 빚어낸 성과였다. 하지만 주요 목표물이었던 항공모함 3척은 해상에 나가 있어 타격할 수 없었다. 미군은 빠르게 반격을 모색할 수 있었다. 미국으로선 불행 중 다행이었다.

※뷰+포인트

역사에는 만약이 없지만 역사를 접하다 보면 종종 만약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군이 진주만에서 미 항공모함까지 침몰시켰다면, 미군이 일본군의 출진을 빠르게 알아챘다면 등등 만약을 적용해서 보게 되면 더욱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다. 당시 자료화면이 적어 아쉬운 점이 있긴 하나 생존자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다. 100세를 넘긴 전 일본군 파일럿 요시오카 마사미쓰가 진주만 공습 당시 타깃을 놓친 것에 대해 여전히 자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대목에선 소슬해진다.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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