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감염재생산지수·치명률에
재유행 정점 15만으로 낮췄지만
"감소 정체기 길고 겨울철 재유행 온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증가세 둔화에 이번 재유행 정점 규모를 '15만 명'으로 낮췄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아직 한국의 확진자 규모는 세계 1위 수준이고, 감소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겨울철 또다시 재유행할 것으로 보여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4일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13(7월 31일~8월 3일)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2주 전 1.58에서 크게 떨어져 점차 '1'과 가까워지고 있다. 1 이하면 감염병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는 의미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만7,894명으로, 1주일 전(7월 28일 8만8,361명)의 1.22배로 증가 폭도 크게 줄었다. 0.13%를 유지하던 누적 치명률은 119일 만에 0.12%로 낮아졌다.
이에 재유행 정점 전망은 15만 명으로 수정됐다. 당초 30만 명 수준에서 20만 명으로 줄인 뒤 다시 조정했다. 그만큼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다는 뜻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8월 중 정점이 올 것이며 하루 예상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19만 명"이라며 "중앙값 정도로 보면 (정점은) 15만 정도"라고 말했다.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 세계 1위… "관리 가능"
그러나 안정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 세계 1위 국가는 한국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3일 기준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는 한국이 1,722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일본(1,690명)이었고, 정점을 찍은 독일과 미국은 각각 713명, 34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보다 재유행을 한 달 정도 먼저 경험한 독일과 미국은 아직도 10만~15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9월쯤 소폭 감소하다 하루 수만 명 확진이 이어지는 정체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단장은 "감소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 정체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체기는 봄에 감소했던 수준보다 다소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철 재유행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남반구에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하는데 우리나라도 가을, 겨울철 동시 유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백 청장은 "최근 치명률은 0.04%까지 낮아졌는데, 인구 5,000만 명 이상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높은 수준의 백신 접종률과 의료 시스템을 통해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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