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감염 6600명 넘어서
미국이 최근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에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비어 베세라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든 상황을 검토한 결과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미국인들이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퇴치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선포로 미 연방정부는 열, 신체 통증, 오한, 피로 등을 유발하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또 질병 퇴치에 필요한 추가 인력 배치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 5월 중순 처음 발생했다. 지금은 6,600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확산세에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며 경종을 울렸다. 미국 내에서도 연방정부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뉴욕주가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원숭이두창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허가한 지네오스 백신 110만 회 분량을 확보했다. 지네오스를 2회 접종해야 면역 체계가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약 55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만 가능한 것이다.
비상사태 선포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일 원숭이두창을 범정부적으로 관리 감독할 대응팀을 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에 로버트 펜튼을, 부조정관에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를 각각 임명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 기간은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다소 늦은 비상사태 선포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비상사태 선포는 중요하지만 늦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공중보건 조치와 관련해 법적 분쟁에 휩싸이자 이번 비상사태 선포에 너무 신중했다는 것이다. 고스틴 교수는 “이번 선포는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원숭이두창을 막는 데 정치적인 반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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