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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바닷물에... 2m 거대 해파리 강원 고성까지 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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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바닷물에... 2m 거대 해파리 강원 고성까지 북상

입력
2022.08.10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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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 예년보다 일찍 출현
수온 상승에 대사활동 활발해 성체로 급성장
강원 동해안 최북단 고성 앞바다까지 나타나
쏘임 사고 잇따라 제주엔 하루 9명 쏘이기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다를 찾은 관광객들이 해파리에 물려 쏘이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북극 이상고온 탓에 바닷물 수온이 28도 이상 이어지는 고수온 현상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아열대종 독성 해파리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활동 반경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파리는 남해안은 물론 경북 동해안과 강원 최북단 바다까지 출몰해 해수욕장 관광객들과 어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와 부산서 쏘임 사고 잇따라

강원 동해안 바다에서 조업 중인 그물 속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섞여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강원 동해안 바다에서 조업 중인 그물 속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섞여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지난 6일 오전 8시 30분 부산 기장군 임랑해수욕장 앞바다에는 최대 2m 크기의 해파리 50여 마리가 나타나 관광객들을 놀라게 했다. 해파리에 쏘인 관광객 39명은 식염수 등으로 응급처치를 받아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2일에도 제주 함덕해수욕장에서 대형 해파리 한 마리가 나타나, 관광객 9명이 해파리에 쏘여 치료를 받았다.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에선 취수구에 해파리가 유입돼 발전이 중단되는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제주와 부산에서 관광객들을 쏜 해파리는 아열대종인 노무라입깃해파리다. 보통 3, 4월 제주 남쪽과 대만 사이 동중국해에 나타나 해류를 타고 남해를 거쳐 7, 8월 동해까지 북상한다. 성체 크기는 1m 정도지만 최대 2m까지 자라는 경우도 있고, 무게도 150㎏ 이상 나간다.

노무라입깃해파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노무라입깃해파리.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9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까지 전체 해역에서 100㎡ 내에 1마리 이상의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발견돼 주의 특보가 발령됐다. 지난해보다 사흘 정도 빨라진 것으로, 많게는 100㎡에 40마리까지 발견됐다. 지자체 14곳이 지난달 14~25일 연안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달 14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 앞바다에서 100㎡에 평균 크기 30㎝의 노무라입깃해파리 15마리가 발견됐다. 같은 날 강원 동해 연안에선 평균 크기 1.5m의 해파리 36마리가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동중국해에서 어린 개체로 떠다니던 해파리가 남해와 동해로 떠밀려 오기 때문에 개체수가 늘어나진 않지만 물이 따뜻하면 급격히 성장한다”며 “대사활동이 많아져 먹이를 더 많이 먹게 돼 금세 1.5m 이상으로 커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도 해역까지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단계 특보가 발령돼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도 해역까지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단계 특보가 발령돼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독성 해파리 종류 다양해져 어민들 비상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독은 인체에 치명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응급처치만 빠르면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독성 해파리의 출현 종이 다양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북 포항 구룡포의 한 어민은 “원양어선을 타고 남쪽 먼바다에서나 볼 수 있던 해파리들이 우리나라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며 “봄철 동해안에서 열대 청상아리가 발견될 정도로 수온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강원도 해역까지 독성 해파리가 나타나자, 홍보물을 제작해 발견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강원도 해역까지 독성 해파리가 나타나자, 홍보물을 제작해 발견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안에 접한 주요 지자체들도 독성 해파리 출현을 주시하고 있다. 박성환 경북도 해양수산과장은 “바닷물 온도가 예전보다 높아지면서 해파리가 급성장해 쏘임 사고 등 피해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는 해역에는 어선과 관공선을 투입해 신속하게 제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강원=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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