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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려는데 물에 잠겼으면 어쩌나"...침수차 구별하기 위한 꿀팁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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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려는데 물에 잠겼으면 어쩌나"...침수차 구별하기 위한 꿀팁들은

입력
2022.08.12 04:30
수정
2022.08.12 14: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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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접수 침수차 8,600대…실제 1만대 넘을 듯
중고차 구매 시 안전벨트·에어컨·시트바닥 확인
케이카·리본카, 침수 중고차 전액 환불·보상금 지급
중고차 사진 찍어 인터넷 공유 운동 제안도

폭우가 소강 상태를 보인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침수 피해를 당한 테슬라 전기차 '모델3'가 방치돼 있다. 뉴시스

폭우가 소강 상태를 보인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침수 피해를 당한 테슬라 전기차 '모델3'가 방치돼 있다. 뉴시스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수도권, 중부지역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8,000대가 넘는 침수차가 발생했다. 중고차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침수차는 고장 발생률이 높지만, 겉눈으로는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시작된 8일~10일 12개 손해보험사에 약 8,600대(추정손해액 약 1,184억 원)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다만 보험 대상이 아닌 차량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차량은 1만 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침수 차량은 보험사의 손해액이 현재 가격보다 크기 때문에 '전손'(全損) 보험처리 된다. 해당 차량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폐차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럼에도 중고차 시장에선 종종 침수차를 볼 수 있다. 중고차 업체들이 자기담보손해(자차보험) 특약을 넣지 않았거나, 전손 보상을 받지 못한 차량을 저렴하게 사들여 적당히 수리한 뒤 재판매하기 때문이다.



①안전벨트 ②에어컨 ③연료구 ④외부 램프 ⑤시트바닥 꼭 확인


1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한 손해보험사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연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실내 모습. 연합뉴스

1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한 손해보험사 임시 보상서비스센터에 연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실내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중고차를 살 때 침수차를 구별하기 위해선 우선 ①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서 오염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벨트에서 세제 냄새가 나거나 교체 흔적이 있다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로 확인하는 운전석 안전벨트만 신제품으로 바꾼 경우도 있으니, 뒷좌석 안전벨트도 끝까지 당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

②에어컨을 작동시켜 악취가 나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물에 잠긴 차는 건조 과정을 거쳤어도 공조기 내부에 나쁜 냄새가 남기 때문이다. 또 ③연료구 부분에 녹슨 흔적이 있는지 챙기고 ④외부 램프나 실내등에 습기가 차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빠뜨려선 안 된다.

⑤차량 시트 아랫부분을 들춰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부분은 젖으면 잘 마르지도 않아 얼룩이나 곰팡이, 흙 등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카히스토리)에서 차량 번호나 차대 번호를 입력해도 침수차를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 보험으로 보상받은 차만 파악이 가능한 것을 참고해야 한다.



침수차 확인 시 케이카 500만 원·리본카 800만 원 피해 보상

1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보험 관계자들이 폭우 때 침수된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보험 관계자들이 폭우 때 침수된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중고차 업체들은 침수 중고차 구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업체인 '케이카''침수차 안심보상 프로그램'을 9월 말까지 운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차량을 산 날부터 90일 이내에 케이카 차량 진단 결과와 달리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판명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등을 전액 환불해 준다. 또 최대 500만 원의 추가 보상금도 지급한다. 케이카는 중고차 매입 과정에서 △자동차 내·외부 사고·교체 여부 △엔진·변속기 성능 진단 △침수 측정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침수차를 걸러 내고 있다.

비대면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리본카'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침수차 책임 보상 프로그램'을 무기한 진행한다. 침수차를 취급하지 않지만 침수차를 걱정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만약 소비자가 산 차량이 침수차로 확인되면 △차량 가격 100% 환불 △취등록세 300% 환불 △800만 원 추가 보상금 등을 준다.



시민들이 중고차 사진 찍어서 인터넷 공유해 피해 경감 제안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보험사 직원이 서울, 경기지역 침수 차량들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보험사 직원이 서울, 경기지역 침수 차량들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허위매물'로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선 중고차 업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침수차 세탁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나 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시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침수된 차량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는 방법이 제안됐다. 사진 파일 이름에 차량 번호를 붙이면 구글 등 포털에서 검색이 가능, 중고차 구매자들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은 미국처럼 사고나 재해 등으로 망가지거나 침수로 전손된 차량에 대해 붙이는 '셀비지 타이틀(전손명칭)'을 강제화하는 법규가 없다"며 "시민들이 침수 차량 사진을 찍어서 온라인에 올리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차량 번호 한 자리만 지우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피할 수 있어 조금만 보완하면 좋은 시민운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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