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靑 의전비서관, '尹 전화 지시' 논란에
"청와대 안 쓴다고 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
"尹 잘하고 싶다는 건 느껴져, 못하니까 문제"
"민주당도 위기 상황에 트집 잡기 자제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수도권 폭우 때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사저 전화지시'에 대해 "전화기 한 대만 있으면 다 된다는데 그러면 위기 대응과 관련한 상황실이 있을 필요가 뭐가 있냐"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을 향해서도 "위기 해결에 몰두해야 할 상황에 트집 잡기를 자제해 달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1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청와대를 안 쓰겠다고 했을 때부터 우려했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언 아닌 예언을 하면 지금까지 벌어졌던 문제들은 상당히 작은 문제"라며 "아마 임기 내내 그런저런 문제들에 시달릴 거라고 보는데 그 얘기를 또 해 봐야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왜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모든 부처를 모아서 빨리 대책회의를 해야 하는지를 할리우드 영화의 장면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서) 어떤 범죄나 사건 사고 현장이 벌어지면 주경찰, 동네 보안관, 미 중앙정보국(CIA) 다 오잖냐, 그때 첫 번째 나오는 대사가 '누가 관할하냐' 그걸 가지고 엄청 싸운다"며 "다 좋은 마음으로 자기 역할을 하러 거기 간 사람들이지만,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그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정리를 해 주느냐에 따라서 그 상황이 빨리 결정되고 마무리된다.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빨리 대응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다음 날(9일) 어떤 수해 현장을 가셨던데, 현장은 나중에 가셔도 되고, 항상 가장 먼저 어디에게 주도권이 있고, 어떤 순서로 일이 처리돼야 한다는 상황 정리를 대통령 주재하에 빨리 해야 된다"며 "매뉴얼은 당연히 기본으로 있지만 매뉴얼과 다른 여러 가지 부대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필요할 경우 군 병력이 들어와야 될 때도 있고, 매뉴얼대로만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매뉴얼을 기본으로 하되 대통령이 주재해서 소방, 경찰, 서울시, 행안부, 환경부의 각기 다른 입장을 한 번에 한자리에 모아서 딱 정리를 해 줘야 되는데 그걸 '자택에서 전화로 했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저 같은 사람이 또 나와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尹 이미지 디렉팅 수준 최저…기술 전문가 써야"
그는 "(대통령이) 일부러 간다고 할 경우는 어느 정도 상황이 일단락되고 차후 수습책 같은 것들이 국민들에게 알려질 필요가 있을 경우"라며 "그럴 때는 미리 간다고 얘기하고 하나의 뉴스로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되니까 하나하나 구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대통령이 어떤 현장에 가신 건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고 바로 몇 시간 전 '현장 갈 필요 없고 전화로 다 된다'고 한 본인들의 설명하고도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잘하고 싶다는 건 느껴진다. 그런데 못하니까 문제"라며 "간혹 여러 사람들이 현직 대통령이나 용산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들을 보여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미지 디렉팅이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를 써야 한다"고 직격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신림동 인명 피해 현장을 찾은 사진을 대통령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용으로 사용한 데 대해서도 "자꾸 아마추어들을 쓰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면, 진지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사진도 사진이지만 카피나 구도, 어떤 신뢰감을 주고 위기를 해결하겠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편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야당도 위기 상황에 몰두하고 해결해야 되는 상황에서 트집 잡는 것처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저희도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여러 번의 수해, 국가적 위기 상황이 있을 때마다 당시 국민의힘이 똑같이 그랬다"며 "정도에 따라서는 더 심하게 불필요한 말들, 논쟁거리, 정쟁화를 많이 해 그때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했었는데, 제가 제3자의 입장이 되니까 그걸 똑같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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