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중단 결정에
운영 단체 빠띠 "자체적으로 사업 이어간다"
참가자들 공동 대응 "성평등 주무부처 역할 다하라"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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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결국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이하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사업 운영 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여당 원내대표 전화 한 통에 청년 성평등 정책이 사라졌다"고 비판하며, 여가부의 조치에 맞대응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1일 빠띠는 성명을 내고 "버터나이프크루는 김현숙 장관도 응원한 활동이며, 우리 사회에 유의미한 성평등 문화 추진단"이라며 "여가부는 이미 승인된 사업을 중단시킨 근거와 과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하며, 부처 내 성평등 사업을 책임 있게 지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 기사: 권성동이 겨냥한 여가부 '버터나이프 크루', 정말 문제적일까)
빠띠는 성명서에서 "여가부는 지난 7월 27일 사업 중단을 결정했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빠띠나 청년 프로젝트팀과는 어떠한 상의나 의견 청취도 없었으며, 관련 단체는 모두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앞서 빠띠는 지난 4월 여가부의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을 올해 12월 10일까지 운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추진단을 모집해 6월 30일 출범식까지 진행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달 초, 갑자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문화 개선에 실효성이 없으며, 지원 대상이 페미니즘에 경도됐다"고 글을 쓰면서 사업은 휘청이기 시작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가부 장관과 통화하여 해당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하루 만에 여가부는 해당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빠띠는 자력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권오현 빠띠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빠띠가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마련해서 참여 크루들의 프로젝트를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며 "청년들의 주도로 이뤄지는 성평등 프로젝트가 그 어떤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임을 외면하지 않고 더 고집스럽게 이어나가 보겠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사업 중단 통보를 받은 버터나이프크루 4기 참가팀들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 4기 선발 단체 중 16개 팀은 11일 '버터나이프크루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 명의로 성명문을 내고 여가부에 △사업 폐지의 경위를 명확히 설명할 것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업 폐지의 결정을 사과할 것 △백래시에 의한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폐지 결정을 철회할 것 △성평등 정책과 사업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주무부처로서 청년 성평등 정책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2019년 시작된 버터나이프크루는 청년 스스로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고민하고 제안하는 모둠 활동이다. △성평등 문화 확산 △젠더 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청년 고립・우울감 극복을 위한 마음돌봄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청년 3명 이상이 모인 팀에 100만~6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제공해왔다. 올해 모집한 4기에는 17개 팀이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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