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반포역 4일째 승강기 운행 중지
폭우 대비해 슬리퍼 차림 출근도 계속돼
폭우가 잦아들며 ‘출근길 대란’ 사태는 막을 내렸으나, 11일 서울 곳곳에선 침수 후유증이 계속됐다. 지하철은 전 구간 정상운행 중이지만 아직 천장에서 물이 새는 역이 있고, 승강기 작동이 중지되기도 했다. 날씨가 풀려도 시민들 옷차림에서는 폭우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묻어났다.
이날 아침 서울 시내 출근길은 겉으로 보기엔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은 큰 잡음 없이 운행됐고, 주요 도로 역시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하지만 물난리 여파가 전부 가시지는 않았다.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과 구반포역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는 침수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 4일째 가동 중단 상태다. 또 동작역 천장에서는 계속 물이 흘러나왔다.
특히 환승 불편이 컸다. 4호선(지상역)과 9호선(지하역)을 갈아탈 수 있는 동작역은 역의 높이가 다르고 환승 동선도 긴데,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마저 고장 나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힘겨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9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계단을 오르던 이모(34)씨는 “지하철이 정상운행돼 다행이긴 한데, 계단이 워낙 길어 힘에 부친다”고 불평했다. “2시간 걸리던 이틀 전보다 낫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시민들도 더러 있었다.
교통약자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동작역 환승 계단 앞에 선 70대 남성 김모씨는 “도대체 이게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고 나온 김씨는 바구니를 들어올린 뒤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며칠 간 비에 호되게 당한 탓인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띄었다. 또 강남역 인근에선 이날 오후 비 예보가 없는데도, 반바지 슬리퍼 출근족 행렬이 여전했다. 임서훈(34)씨는 “폭우가 쏟아진 8일 저녁 퇴근하다 운동화가 다 젖어서, 이튿날부터 계속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일부 도로 역시 통제 상태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반포대교는 8일 통행이 금지된 후 나흘째 진입이 불가능하다. 양재천로의 경우 양재천교~영동1교 구간은 양방향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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