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드라마 '아이 노우 디스 머치 이즈 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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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웨이브 바로 보기 | 6부작 | 15세 이상
생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엄격한 양부 밑에서 자랐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했으나 딸을 잃었고 이혼했다. 어머니는 암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났다. 쌍둥이 형은 정신병에 시달린다. 이 중년남자, 불행하고도 불행하다. 드라마 ‘아이 노우 디스 머치 이즈 트루’는 불행의 터널을 끝없이 달리는 듯한 남자 도미닉(마크 러팔로)의 이야기를 단조로 전한다.
①보살펴야 할 쌍둥이 형
도미닉에게 쌍둥이 형 토머스(마크 러팔로)는 특별하다. 세상에서 유일한 혈육인 데다 어려서부터 형제애가 유난히 깊어서다. 토머스는 정신착란을 일으켜 공공도서관에서 자신의 손목을 자른다. 미국이 세계에 끼친 해악을 속죄한다는 의미에서였다. 토머스는 통제가 엄격하고 범죄자가 우글거리는 시설에 갇힐 신세다. 도미닉은 심약한 토머스가 시설에서 견디지 못할 거라는 우려에 그를 빼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불운은 그치지 않는다. 도미닉은 홧김에 음주운전을 했다가 사고를 당한다. 다친 몸을 이끌고 페인트 작업을 하다가 더 큰 화를 입기도 한다. 토머스를 빼낼 길이 막막하기도 하다.
②집안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도미닉의 불행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는 행복해질 수 없을까. 도미닉은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형을 돌보기 위해 어려서부터 갖은 애를 쓰기도 했다. 도미닉은 외할아버지가 이탈리아어로 남긴 자서전 번역을 맡은 후 자신의 불행을 집안 내력에서 찾으려 한다.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외조부는 자수성가했으나 고약한 사람이었다. 도미닉은 자서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혈통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 진짜 아버지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은 그의 삶을 계속 짓누른다. 토머스를 담당하는 정신과 의사는 도미닉에게도 정신적 문제가 있다며 심리 치료를 권한다.
드라마가 도미닉의 불행을 돌아볼 때 전쟁과 관련된 미국 현대사가 슬쩍슬쩍 끼어든다. 도미닉의 양부는 6ㆍ25전쟁 참전 군인이었다. 그는 여성스럽던 토머스를 거칠게 키웠다. 도미닉은 형의 정신병이 양부의 언행에서 비롯됐다고 여긴다. 도미닉과 토머스는 베트남전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대학 진학을 했다. 토머스는 걸프전 발발을 앞두고 손목을 잘랐다.
③갈피마다 끼어드는 미국 현대사
도미닉은 외조부의 자서전을 읽을수록 분노가 치민다. 출생의 비밀이 외조부의 폭력성과 연관돼 있으리라고 지레짐작하며 자포자기에 빠지기도 한다.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는 도미닉 옆을 묵묵히 지키는 이는 양부다. 도미닉은 그런 양부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도미닉의 불행은 정점으로 치닫는다. 그는 큰 슬픔을 겪으며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는 인생 최대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게 된다. 불행이라는 터널의 끝이 머지않았음을 감지한다.
※뷰+포인트
평범한 한 남자를 통해 미국 사회의 그늘을 그렸다. 전쟁으로 강대국 지위를 유지해온 미국의 역사가 끼어들고, 오랜 인종차별이 어른거린다. 도미닉의 불행은 종종 눈물을 부른다. 마크 러팔로의 1인 2역 열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막바지에 깜짝 놀랄 반전이 있다. 도미닉은 “나는 이것이 진정 진실이라는 걸 알아(I Know This Much Is Trueㆍ이 드라마 제목이다)”라며 과거를 받아들인다. 그의 삶에 희망이 깃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작가 월리 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4%, 시청자 8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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