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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결국...수해 때마다 구설 오르는 정치인 '거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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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결국...수해 때마다 구설 오르는 정치인 '거친 입'

입력
2022.08.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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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실언으로 돌아본 수해현장 정치인 처신
온라인 활동 늘며 복병 된 '인증샷'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현장에서 피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채널A 화면 캡처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현장에서 피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채널A 화면 캡처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뱉은 실언으로 12일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각종 재해 때마다 논란이 된 정치인들의 처신이 재소환되고 있다. 이재민 가슴을 찢는 말과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는가 하면, 폭우 당일 '맛집 사진'을 올린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처럼 시국을 고려하지 못한 엉뚱한 행동으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봉사활동 사진에 '조용히 하고 와라' 달라진 여론

2020년 8월 심상정 의원이 수해 복구 봉사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봉사활동을 한 것 치고는 장화와 티셔츠가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시스

2020년 8월 심상정 의원이 수해 복구 봉사 '인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봉사활동을 한 것 치고는 장화와 티셔츠가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시스

수해 관련 정치인 처신이 입길에 오른 가까운 사례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54일)를 기록한 2020년 여름으로 올라간다. 그해 8월 당시 정의당 대표였던 심상정 의원은 경기 안성시 산사태 피해 농가에서 수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심 의원은 "망연자실한 피해 주민들께 작은 위로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봉사 사진 몇 장을 올렸는데, '재난 현장에 가서 인증샷은 제발 좀 찍지 마라', '할 거면 조용히 가서 하고 와라'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심 의원의 '장화가 깨끗하다'며 구정물로 티셔츠가 젖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과 비교되기도 했다. 심 의원은 다음날 이 사진들을 삭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17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나섰다가 관계자 도움을 받아 장화 신는 장면이 촬영돼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17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나섰다가 관계자 도움을 받아 장화 신는 장면이 촬영돼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그보다 3년 전인 2017년 7월엔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봉사활동이 도마에 올랐다. 충북 청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자 홍 시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오찬회동에도 불참한 채 청주의 한 된장‧고추장 농장을 찾았다. 등산복 차림으로 흙더미를 치우는 등 복구작업을 도운 후 당에서 마련한 지원금까지 전달했지만, 홍 시장이 당 관계자 도움을 받으며 장화 신는 사진이 보도되며 '황제 의전' 논란이 불거졌다. 홍 시장이 '봉사를 하러 간 게 아니라, 봉사를 받으러 갔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2012년 9월 경남 사천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5분 만에 마쳐 논란이 일었다. 나머지 시간은 격려와 현장 점검으로 때워 '보여주기식 봉사'라는 말도 나왔다.

폭우에 굳이 모임 강행... 구설수 자초

이해찬(왼쪽) 전 총리, 홍문종 전 의원.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이해찬(왼쪽) 전 총리, 홍문종 전 의원.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집중호우가 몰아칠 때, 정치인들은 각종 모임을 강행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05년 7월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에 집중호우와 경보가 내려진 주말, 제주도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재해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총리가 자리를 비우고 골프를 쳤다는 것은 직책상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단 지적에서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06년 7월에는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이 수해 지역인 강원도 정선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경기도당 홍문종 위원장을 비롯해 김용수·김철기 부위원장,홍영기(용인갑)·이재영(평택을)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등이 정선 강원랜드 골프장에서 사업가들과 골프를 쳐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당시 정선지역은 강원도 내에서도 수해가 가장 큰 곳 가운데 하나였다. 당대표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 윤리위 소집을 지시한 후 대국민 사과를 했고, 홍 위원장은 제명됐다.

당시 정치인들의 해명은 한결같았다. '애초에 정해진 일정'이었다는 말이다. 2000년 7월에는 고인이 된 김종필 당시 자민련 명예총재가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경기 용인시 지역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확인돼 구설에 올랐다. 이때 김 총재 측은 "오래전 약속된 것이어서 라운딩했을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최강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강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2년 전인 2020년 7월에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침수 피해 소식이 보도되는 가운데 웃고 있는 사진이 게재돼 구설에 올랐다. 최강욱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황 의원과 같은 당 소속 박주민, 이재정, 김남국, 김승원, 김용민 의원이 나란히 앉아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는데, 사진 속 TV에서 대전의 침수 피해 소식이 보도된 게 문제였다. 황 의원 지역구인 대전 중구는 이날 새벽부터 비가 쏟아져 주택가 등이 침수되고 1명이 숨졌다.

"대전에서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특보가 버젓이 방송되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파안대소하고 있다"(미래통합당)는 비판에 황 의원은 처음에는 "사실을 교묘하게 억지로 짜 맞춰서 논란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이 계속되자 "오해를 불러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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