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G20 또는 APEC서 바이든과 만날 듯
캠벨 "7월 정상 통화 때 대면 회담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동남아시아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될 경우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이 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자들이 11월 동남아에서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 대회를 마친 뒤인 11월 15,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방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동남아 순방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G20 또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8일 2시간 17분에 걸친 통화에서 대만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조정관도 전화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마지막 대화에서 대면 회담 가능성을 논의했고, 각자 팀을 통한 세부 사항 진척 후속 조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이나 장소 등 구체적인 것과 관련해 더는 아무것도 없다”고 확답을 피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의 첫 대면 만남이 된다. 시 주석에게는 거의 3년만의 첫 국외행이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을 공식 인정하기 직전인 2020년 1월 미얀마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국제 외교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올해 가을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고수하는 시 주석의 이러한 구상은 3연임에 대한 자신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시 주석의 순방은 고강도 방역 규제 완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연구소의 왕후이야오 이사장은 WSJ에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이는 중국과 세계의 대규모 (외교)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며 고위급 외교 대화를 시작으로 산업계와 학계 등 다양한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의 동남아 순방 및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가 미중 긴장이 고조되고 동남아가 그 전선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견제에 공을 들이는 동남아에서 시 주석 역시 관계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 중국과 문화적,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는 등 외교적으로 미묘한 위치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5월 동남아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청하고 이 지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동남아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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