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전에 조기 폐경한 여성은 심부전ㆍ심방세동(心房細動) 등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심혈관 질환은 여성이 남성보다 최대 10년 늦게 발생한다. 폐경 전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생리가 중단돼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심혈관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가은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신지인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정진형 성균관대 의학연구소 박사 등)이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 140만1,175명을 9.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대상자 중 2%(2만8,111명) 정도가 40세 이전에 조기 폐경됐으며, 조기 폐경을 겪은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36.7세였다.
연구 기간 중 전체 대상자의 3.0%(4만2,699명)와 3.2%(4만4,834명)의 환자에서 심부전과 심방세동이 발생했으며, 조기 폐경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부전과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각각 33%와 9% 증가했다.
폐경 나이가 낮아짐에 따라 심부전과 심방세동 위험은 증가했다. 50세 이후 폐경한 여성과 비교해 폐경 시 나이가 45~49세, 40~44세, 40세 미만이었던 여성은 심부전 발생 위험이 각각 11%, 23%, 39% 높았다.
심방세동의 경우 폐경 나이 45~49세, 40~44세, 40세 미만에서 각각 4%, 10%, 11% 높은 발생 위험을 보였다. 해당 결과는 연령, 흡연, 음주, 신체 활동, 만성질환(고혈압, 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콩팥병, 관상동맥 질환 등), 폐경 호르몬 대체 요법(HRT) 및 초경 연령 등을 보정한 결과다.
남가은 교수는 “이전에도 폐경 나이와 심혈관 질환 간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가 있었지만 대다수 서구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거나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과 관련성에 대한 연구로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질환의 전통적인 위험 요인과 함께 여성 생식력 고려도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남 교수는 “조기 폐경 여성은 심부전 및 심방세동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이는 생활습관 개선 등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ESC)가 발행하는 공식 저널인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8월호에 실렸다.
유럽 심장 저널은 “조기 폐경은 40세 미만 여성의 1%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전 연구에서도 (40세 이전 및 45세 이전에 발생하는) 조기 폐경과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긴 했지만, 심부전 또는 심방세동 개별 질환에 대한 증거는 제한적이었다”고 연구 결과를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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