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대 규모 소수민족 반군 UWSA
중립 버리고 반군부 세력에 무기 공급 시작
다급한 군부, UWSA 대표 초청해 '설득전'
독립국가 수준의 군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 소수민족 '와족'이 쿠데타 군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외치며 사태를 관망하던 이들도 더 이상 군부의 만행을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소규모 소수민족 반군과의 교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군부는 와족의 등장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쿠데타가 발발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미얀마는 지금 와족이라는 최대 변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독립국가 수준으로 무장한 UWSA의 군사력
14일 아시아타임스 등 현지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얀마 동부 샨주(州)에 위치한 와족의 연합군(United Wa State Army·UWSA) 병력은 3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1만 명의 여군 및 예비군 병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소총을 생산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병력도 적지 않지만, '질' 또한 우수하다. UWSA 육군은 기본적으로 중포와 장갑차로 무장하고 있으며, 공군은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한 Mi-17 헬리콥터와 HN-5N 지대공 미사일 및 공격용 드론 부대도 보유하고 있다. 무장 수준만 놓고 보면 일개 소수민족이 아니라 독립국가와 다름없다는 얘기다.
양과 질이 받쳐주니 UWSA의 전투력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민족 독립을 위해 1980년대부터 미얀마 군부와 교전을 이어온 이들은 풍부한 산악 전투 경험은 물론, 정부군에 대한 높은 적개심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UWSA는 북서부의 아라칸군(Arakan Army·AA)과 함께 정부군과 일대일 전쟁이 가능한 양강(兩强)으로 불리고 있다.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반군부 편에 선 UWSA
UWSA는 지난 5월 정부군과 본격적인 전투에 나선 AA와 달리 계속 중립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달 군부가 민주인사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자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와족의 자치권만 보장하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반군부 무장세력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UWSA는 최근 자체 생산한 소총을 카렌니 민족해방전선(KNPLF)과 AA 등 소수민족 반군과 전국 각지의 시민 저항군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현지의 한 군사통은 "전통적으로 UWSA는 군사적 긴장 관계에 있는 다른 소수민족 반군들에게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꺼려왔다"며 "그런 그들이 반군과 저항군에게 자신들의 무기를 준 것은 금명간 UWSA가 직접 전투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놀란 군부는 최근 UWSA 대표단을 수도 네피도의 정부청사로 불러 달래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군부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와족의 자치권을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며 반군부 세력들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군부는 2013년 와족과 맺은 평화협정의 갱신 또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당근'에도 UWSA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UWSA 대표단은 군부에 "아웅 산 수치 국가고문을 석방하고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인 반군 토벌 작전을 중단하면 움직임을 멈추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치 고문 석방 등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압력에도 군부가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영역이다. 사실상 UWSA가 군부와 협상을 하지 않고 정면충돌에 나설 것임을 공표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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