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서 전국 투어 마무리
오는 12월 서울 고척돔, 부산 벡스코서 앙코르 공연도
“오늘은 ‘아임 히어로’ 전국 투어의 마지막 날입니다. 화사하게 꽃이 피는 계절, 봄에 이 투어가 시작됐는데 벌써 여름이 훌쩍 지나가고 있습니다. 101일간의 공연이었는데 여러분 덕분에 성장한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수 임영웅이 14일 사흘째 이어진 서울 콘서트를 끝으로 지난 5월 6일 경기 고양에서 시작한 전국 투어 ‘아임 히어로’를 마무리했다. '아임 히어로'는 전국 7개 도시 총 21회 공연 모두가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우며 팬데믹 기간 얼어붙었던 콘서트 업계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투어였다. 이 투어에 모인 관객만 17만 명이 넘는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톱스타만 매진을 기록할 수 있는 공연장인데, 3만여 임영웅 팬들이 이곳의 3회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임영웅 팬덤 이름처럼 ‘영웅시대’가 화려하게 꽃피고 있음을 알린 공연이었다.
'8세부터 90대까지'..."이런 콘서트가 전국에 또 있을까요"
이날 공연장은 임영웅을 상징하는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팬들로 가득 찼다. 연령대는 어린 아이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이다. 임영웅은 “8세 어린이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모든 연령대가 모였다. 이런 콘서트가 전국에 또 있을까 싶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른 도시의 공연처럼 서울 3회 콘서트 역시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 대란 속에 곧바로 매진됐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서울 공연 온라인 발매 당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가 최대 81만 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임영웅은 “나도 표를 사보려고 하다가 실패했다”며 “내가 예매를 시도할 때는 대기자가 60만 명 정도였는데 최고 81만 명까지 기록했다고 하더라. 대기시간은 153시간이 넘기도 했다. 이러다가 정말 호남평야에서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기존 예정된 전국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었던 이날 무대는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인터파크 라이브 공연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됐다.
박상철 작곡의 ‘보금자리’로 이날 공연을 시작한 임영웅은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소리 질러!’라고 외치며 객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도입부는 ‘사랑해요 그대를’ ‘사랑역’ 등 정규 1집 수록곡으로 채웠다. 이후 TV조선 ‘미스터트롯’ 경연곡인 가수 노사연의 ‘바램’을 비롯해 KBS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삽입곡 ‘사랑은 늘 도망가’,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서 불렀던 ‘오래된 무대’ 등이 이어졌다.
임영웅은 기존 트로트 가수들과 달리 이른바 ‘꺾기’ 창법과 화려한 기교를 앞세우지 않고 발라드 가수처럼 듣기 편한 창법과 다채로운 감정을 전하는 호소력, 젊은 감각의 안무로 무대를 누볐다. '무지개' 등 빠른 템포의 곡에서는 춤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부캐(부가 캐릭터)’인 임영광을 영상에 등장시켜 간단한 콩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상으로 등장한 짧은 머리의 임영광은 "마지막 서울 공연을 꼭 가려 했는데 때가 된 것 같다"면서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군대) 가는 것 아니냐'는 임영웅의 질문에 오열하는 연기로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둘은 함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
부산 벡스코,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앙코르 공연 예정
임영웅은 팬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T자형 돌출무대를 수시로 오가며 팬들과 눈을 마주쳤고 피켓에 적힌 문구를 읽으며 소통했다. ‘오래된 무대’를 부를 땐 무대 아래로 내려가 한 관객의 손을 붙잡고 노래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리 촬영된 영상에선 왕비를 잃은 왕 역할을 맡아 사극 연기와 검술 액션을 선보였다. 폭우로 피해를 당한 수재민들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최근 엄청난 폭우로 인해 피해를 본 분이 있을 텐데 어려움을 겪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드린다. 영웅시대도 따뜻한 박수를 보내달라. 복구를 위해 힘써주시는 우리 사회에 많은 히어로들이 있다. 그분들에게도 위로와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영웅 신드롬’은 지난 5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이 솔로 가수 사상 최초로 발매 첫 주 판매량 100만 장을 기록하고, 1집 수록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트로트 곡으로는 드물게 각종 차트 1위에 오르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트로트 가수이자 발라드 가수였고 댄스 가수였다. 아니, 그 셋을 합친 것 이상이었다. 임영웅은 세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의 곡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자신이 지금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성 솔로 가수임을 증명해 보였다.
임영웅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12월 부산 벡스코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번 전국 투어의 앙코르 공연을 열기로 했다. 트로트 가수가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그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다시 만나게 됐는데 오늘 이 순간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언제나 이 무대 위에서 여러분을 기다릴 테니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면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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