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중심 국정기조 전환해야' 90%
'여소야대'에서 협치 필수지만 야당과 거리두기
대통령실·내각 쇄신, '윤핵관' 퇴진도 주요 과제
임기 초부터 20%대까지 떨어진 국정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국정 쇄신의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실만 모를 뿐 이미 광범위한 여론의 합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취임 후 100일간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던 민생 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인사 문제를 바로잡는 것을 쇄신의 최우선 과제라고 꼽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도 중요한 쇄신 과제에 포함됐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3~15일 실시한 '대통령 취임 100일 여론조사'에서 국정 쇄신 과제 네 가지 중 ‘시급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은 ‘민생 우선의 국정운영으로 전환하는 것’(90.0%)이다. 기조 전환이 '매우 시급하다'는 응답도 51.4%에 달했다. 반면 기조 전환이 ‘시급하지 않다’는 응답은 6.3%에 그쳤다.
이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취임 후에도 계속 악화하는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졌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재조사,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등의 이슈가 논란의 한복판에 서면서 민생 정책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의 협치'가 시급하다고 한 답변은 81.3%에 달했다. 국민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산적해 있는 각종 민생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와 감찰 등 ‘문재인 지우기’에만 몰두했던 국정 운영 방향을 재점검하고 야당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대표되는 측근의 퇴진 필요성에 대해서도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83.3%였다. '시급하지 않다'는 응답은 9.8%로 10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 윤 대통령이 맞닥뜨린 위기는 소폭의 개편이나 조정으로는 국정 쇄신은커녕 최소한의 반전조차 어렵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큰 폭의 쇄신은 없다는 대통령실 기류와 달리 국민은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윤핵관의 퇴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전체의 79.0%에 달했다.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의혹으로 강제로 이미 해임됐지만, 여당 내홍의 한 축이었던 윤핵관도 2선으로 물러나 집권여당 전체가 성찰과 반성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미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3~15일 실시했다. 유·무선 RDD(임의번호걸기) 전화면접조사방식(유선 7.5%)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0%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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