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신 계승 한목소리 외쳤지만
이재명 물밑 VS 박용진 공개 행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주자인 이재명·박용진 의원이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은 18일 'DJ 정신 계승자'를 자처했다. 전날 시작된 호남 지역 권리당원 표심을 잡기 위해 김 전 대통령을 앞세운 것이다. 다만 앞서가는 이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일정을 이유로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DJ 추도식에 불참한 반면, 추격자인 박 의원은 추도식 참석에 이어 빽빽한 일정까지 소화하며 반등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재명·박용진 "DJ정신 따르겠다" 한목소리
이 의원과 박 의원은 이날 일제히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냈다.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한 길을 따라 저도 멈춤 없이 전진하겠다. 거인의 삶에서 답을 찾겠다"며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함께 갖춘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이란 김 전 대통령의 유명한 어록을 인용했다.
박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민주당의 미래를 여는 선당후사 대표가 되겠다"며 "김대중의 민심, 노무현의 상식, 문재인의 포용이 살아 숨쉬는 정당, 민주당다움을 회복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DJ 외에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의 장점을 계승해 당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공개 일정 많은 이재명, 부자 몸조심?
두 사람의 최근 행보와 전략은 대조적이다. 이날 열린 추도식에는 박 의원만 참석했다. 이 의원 측은 "비공개 일정이 있었고 오늘(18일) 오전까지 호남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 측 다른 관계자는 "지난 15일에 지지자들과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둘러봤다"며 "일정상 추도식 참석이 어려웠던 것 아니었겠나"라고 했다. 호남에서 김 전 대통령 관련 일정을 진행한 만큼 이날은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의원은 물밑 행보로 호남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공개 일정은 TV토론회를 제외하면 4건뿐이었고, 이 역시 당원이나 지지자들과의 만남이었다. 이날은 공개 일정이 한 건도 없었다. 현재까지 압도적 1위(누적 득표율 78.65%)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이 돌발변수를 최소화하면서 '부자 몸조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박용진, 빽빽한 일정 소화로 '호남 반등' 기대
박 의원은 연일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나흘간(15~18일) 박 의원은 TV토론회와 의원총회를 제외하고 총 15건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전북 장수 출신인 박 의원은 고향인 전북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 전날에만 지역 라디오 출연과 기자·당원 간담회 등의 6건의 공개 일정을 진행했다.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 21.35%인 박 의원이 호남 경선에서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호남과 수도권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에 대한 견제를 호소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경인방송 라디오에서 "당 안에도 어떤 균형을 가진 시각이 있고 또 견제를 할 수 있는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크다"며 "8대 2, 7대 3 이런 구도는 김 전 대통령이 총재(하던) 시대에도 없었던 결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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