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 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옅어지는 미국의 대중 해군력 우위
미국 초대형 무인잠수정에 맞서, 중국도 HSU-100 등 개발 착수
우리 해군도 기뢰제거ㆍ대잠능력 갖춘 무인무기 성능 시험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군비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대만해협의 위기가 고조되었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균형의 절대적 우위가 사라지고 있다. 이미 중국 해군력은 양적으로 미국을 앞섰다. 잠수함 전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해군의 무인 잠수정 경쟁을 하고 있다.
무인 잠수정은 수중드론, 수중로봇 등으로도 불린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추진했다. 2021년 6월 발표된 군함건조계획은 18~51척의 무인 잠수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Extra Large Unmanned Undersea Vehicle)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이유는 무인 잠수정의 크기가 군사적 임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소형 무인 잠수정은 군사 임무 수행에 한계가 있지만 초대형 무인 잠수정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여러 가지 모듈과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초대형 무인 잠수정으로 오르카(Orca)를 개발하고 있다. 에코 보이저(Echo Voyager)의 설계에 기초한 오르카는 길이 26m, 중량 80톤, 최대 속도는 8노트(시간당 15㎞), 작전영역은 1만500㎞이다. 오르카는 수중정찰, 기뢰 제거, 대잠전, 대수상전, 전자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중국의 무인 잠수정 개발현황은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최근에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한 해군력의 질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무인 잠수정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어민들이 중국의 무인 잠수정을 발견하는 사례도 있었다. 미국과 같은 초대형잠수정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것 같다.
중국의 대형 무인 잠수정(Large Displacement Unmanned Undersea Vehicle)으로 헤이센 6000(포세이돈 6000)과 HSU-001이 있다. HSU-001은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길이 3m, 직경 1m, 중량 3톤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아직 무기체계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료 배터리 수명이 연장되면 무기 장착도 가능할 것이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대형 무인 잠수정에 수중 표적 인식시스템과 무기를 장착해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적과 대기뢰전 및 대잠전을 수행하려고 한다.
무인 잠수정은 해전의 양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막강한 비대칭 전력이다. 아직 무인 잠수정은 연구, 제조, 시험단계에 있고 미래에 운용될 전력이다. 무인 잠수정을 개발하는 데 도전요인이 있다. 우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장애도 극복하기가 만만치 않다. 무인 잠수정이 완전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인 잠수정은 수중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통신과 연료 확보의 어려움이 있다. 무인 잠수정 전력의 편중은 현상 유지적 전략 균형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 자율무기의 자율적 판단은 윤리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무인 잠수정 개발은 우리 해군의 미래전력 증강과도 밀접하다. 지난 6월 국방과학연구소는 대잠 정찰용 무인 잠수정의 성능 점검을 시연했다. 수중자율운항, 소형 소나체계,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기술이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 북한과 동해와 서해의 수중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기뢰 제거와 대잠 탐색·추적이 가능한 무인 잠수정 전력은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차 무인 잠수정은 한국 해군의 긴요한 전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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