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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축제에 일본 그룹이 초대받은 사연...한국인 없어도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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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축제에 일본 그룹이 초대받은 사연...한국인 없어도 K팝?

입력
2022.08.22 17:19
수정
2022.08.22 17:3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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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노하우로 기획된 일본 보이그룹 INI
미국 케이콘 무대서 글로벌 데뷔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보이그룹 INI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경을 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보이그룹 INI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경을 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한국인 멤버라곤 단 한 명도 없는 그룹이 미국에서 열린 K팝 축제 공연 무대에 올랐다. K팝 노하우로 기획된 일본 11인조 보이그룹 INI(아이앤아이). 지난해 일본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2에서 선발된 이들로 구성된 그룹이다. 싱글 음반 단 2장을 낸 신인이지만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KCON) LA 2022’ 공연에서 15분 안팎의 짧은 공연만으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튿날 인근 LA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INI의 리더 기무라 마사야는 “첫 해외 공연을 LA에서 하게 돼 무척 긴장했는데 관객들이 호응해줘서 기쁜 마음으로 공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메인 래퍼를 맡고 있는 다지마 쇼고는 “케이팝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하고 나니 단독 공연이나 도쿄돔 공연, 더 많은 해외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한국 CJ ENM과 일본 요시모토흥업이 합작해 설립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INI는 K팝과 J팝의 경계에 있다. 1명의 중국인 멤버(쉬펑판)를 제외한 10명 전원이 일본 국적이기에 J팝이라 부르는 게 맞지만 음악의 장르적 특성이나 군무, 의상과 메이크업, 마케팅 방식은 누가 봐도 K팝이다. 이번 케이콘 무대에서도 한 곡은 일본어로, 한 곡은 한국어로 불렀다. 메인 보컬 중 한 명인 후지마키 교스케는 “우리 음악은 일본 출신이란 점에서 J팝을 기반으로 K팝의 다양한 강점을 뒤섞은 INI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일본 내 J팝 보이그룹 시장은 K팝 그룹을 제외하면 자니스사무소라는 대형기획사가 사실상 독점한다는 점에서 국내와 사정이 다르다. 연습생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처럼 오랜 합숙기간을 통한 강도 높은 훈련 과정을 거치지도 않는다. INI의 경우 연습생 과정 없이 ‘프로듀스 101 재팬’을 통해 데뷔했는데 그룹으로 활동하는 지금도 합숙 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팝 기획력으로 제작된 일본 그룹 INI가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공연하고 있다. CJ ENM 제공

K팝 기획력으로 제작된 일본 그룹 INI가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공연하고 있다. CJ ENM 제공

한국의 기획력으로 해외에서 현지인들을 캐스팅해 해당 국가의 음악 시장을 공략하는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다. INI를 비롯해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1 출신의 JO1, 일본의 걸그룹 니쥬, 필리핀의 보이그룹 SB19 등이 대표 주자들. INI는 두 장의 싱글이 잇달아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INI는 한국과 일본의 음악 산업이 뒤섞이며 탄생한 그룹이다. 다지마는 한때 자니스 연습생 출신으로 2년여간 국내 기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니시 히로토는 데뷔 전 그룹 샤이니 멤버인 태민의 백댄서로 활동했다. 그는 “태민의 일본 아레나 투어를 함께 다니면서 음악이나 퍼포먼스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댄서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 ‘프로듀스 101 재팬’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쉬펑판은 중국 출신이지만 일본에서 K팝 시스템으로 데뷔한 복잡한 배경을 갖고 있다. 그는 “음악은 국경을 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언어는 물론 음악적인 부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일본, 더 나아가 세계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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