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선두로 티몬·11번가 등 경쟁 치열
백화점·명품 등 선물하기 수요 확대로
기능과 품목 대폭 확대하고 2위 선점 경쟁
#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11번가의 선물하기 서비스에 최근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100만 원대 한우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받는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감사 인사까지 담은 모바일 메시지와 함께 고급스러운 추석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티몬에는 90만 원대 전동 킥보드와 러닝 머신도 눈에 띈다. 선물하기 서비스 이용자에게만 주는 할인 쿠폰까지 적용하면 매장에서 사는 것보다 최대 3만 원 저렴하게 선물할 수 있다. 티몬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값비싼 기기는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보는 경우가 많다"며 "모바일 선물이라고 해도 크게 부담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규모가 올해 10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e커머스의 새로운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2020년 기준 약 2조5,300억 원으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11번가, 티몬, 쿠팡 등이 2위 그룹을 만들며 열심히 뒤쫓고 있다.
백화점·명품 선물까지 '온라인 선물하기'로
온라인 선물하기는 ①상품 검색이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중이 크고 ②한 번 이용하면 재방문·재구매 비율도 높게 나타나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티몬 관계자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선물을 산다는 목적을 갖고 접속하기 때문에 실제 결제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며 "또 선물하기 영역으로 새로운 트래픽이 생기면서 플랫폼 평가 지표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면서 거래액도 커지고 있다. 티몬은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406% 증가했는데, 판매가 5만 원이 넘는 상품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확대됐다. 11번가는 2020년 9월 서비스 론칭 이후 8월까지 월평균 매출이 27%씩 증가했다. 예전엔 1~3만 원대 선물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백화점 상품과 명품을 선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백화점, 수입 브랜드와 손잡고 값나가는 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예전엔 온라인으로 선물하는 것이 '성의 없다'는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간편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물하기 강화하는 업계…승자는 누구
업계는 선물하기 서비스를 아예 별도의 상품 페이지로 론칭하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선물이라는 구매 특성에 따라 상황별로 상품 카테고리를 나눠 접속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쿠팡은 상품 카테고리를 '여자친구' '남자친구'로 나눠 상황에 따라 선물하기 좋은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티몬도 '아기천사 선물', '퇴근 후 취미' '에너지 충전' 등으로 선물 목적에 맞게 품목들을 세분화했다.
11번가는 주요 이용자인 2030세대를 겨냥해 '쓸데없는 선물하기' 등 이색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지난해부터 해외 직구 상품도 선물하기 서비스 대상으로 집어넣었다.
티몬은 서비스 기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회원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선물 발송을 지원하거나, 한 번에 여러 명에게 선물 보내기 등 사소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서비스 종류를 늘릴 계획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강점을 활용해 24시간 내 수령 가능한 선물하기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등 싸움은 1등 카카오커머스와 얼마나 차별화한 서비스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으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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