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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임신중지 판결 '심판론' 커지나… 여성유권자 등록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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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임신중지 판결 '심판론' 커지나… 여성유권자 등록 '쑥'

입력
2022.08.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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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미시간·루이지애나 등에 뚜렷
민주당 "진보 주 한정 현상만은 아냐"

지난달 9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여성이 연방대법원의 임신중지권 폐기에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9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여성이 연방대법원의 임신중지권 폐기에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낙태) 권리를 뒤집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일부 주(州)에서 여성 신규 유권자 등록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성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실시된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 역시 이전보다 상승하면서 임신중절 이슈가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정치 데이터 서비스업체 ‘타겟스마트 인사이트’를 인용, 위스콘신과 캔자스, 미시간 등 임신중지가 폐지될 위험에 처한 주에서 여성 신규 유권자 등록이 남성을 크게 앞서 있다고 보도했다.

캔자스주에서는 6월 연방대법원이 헌법상 임신중지 권리를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여성 유권자 신규 등록이 전체의 70%에 달했다. 남성보다 40%나 높다. 캔자스주는 이달 초 임신중지권을 보장한 기존 주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 주민 61%가 반대해 개헌이 무산됐다. 이 투표는 유권자에게 임신중지권 찬반을 물은 첫 투표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역시 임신중지권을 놓고 법적 분쟁이 일고 있는 미시간주에서도 대법원 판결 이후 유권자 등록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8.1% 많았다. 미시간주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임신중지권 보장을 주 헌법에 명문화하기 위해 주민 서명을 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산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신중지 행위를 중범죄로 다루고 있는 위스콘신주에서는 여성 유권자 등록이 남성보다 15.6% 많았다. 위스콘신주는 이 법을 1849년에 통과시켰고, 민주당 소속의 주 법무장관은 이 법을 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루이지애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도 여성 신규 등록자가 남성보다 각각 13%, 12% 많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타켓스마트는 “민주당 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라며 “임신중지 선택권이 위험에 처해 있거나, 주 결정으로 선택권이 없어진 주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 후 해당 이슈가 중간선거 핵심 변수로 부상한 상황에서, 여성들의 반발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얘기다.

임신중지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후 실시된 네 차례의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해당 지역에서 받은 지지율보다 5%포인트 가까이 더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결 전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판결 전 실시된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지지율보다 평균 6%포인트 정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거환경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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