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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빌게이츠 손잡았다..."물 필요 없는 화장실로 전 세계 어린이들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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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빌게이츠 손잡았다..."물 필요 없는 화장실로 전 세계 어린이들 돕자"

입력
2022.08.25 16: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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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화장실 문제 해결하자" 삼성에 제안
삼성, TF 꾸려 3년 동안 개발...가정용 RT 첫 개발
물·하수처리 시설 필요 없어...처리수 재활용률 100%

삼성전자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신개념 화장실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신개념 화장실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물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필요 없는 신개념 가정용 화장실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손잡고 저개발 국가들의 화장실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년 동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혁신 기술로 인류 절반이 고통받는 어려움 해결에 이바지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빌 게이츠가 이사장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 따르면, 1775년 수세식 화장실이 발명됐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 절반 가까운 35억 명은 비위생적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9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대소변을 해결하고, 수질 오염으로 해마다 5세 이하 어린이 36만 명 이상이 설사병 등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 연구 기관과 대학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화장실 재창조 프로젝트'(RT·Reinvent Toilet)에 착수했다. 그 결과 사회공동체용 대형 화장실을 만드는 데 성공해 사용자 시험을 진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가정에서 쓸 수 있는 RT는 기술적 문제 등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게이츠재단은 2018년 삼성에 손을 내밀었다. 보고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이후에도 빌 게이츠와 이메일,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측이 수천만 달러의 과제 수행 비용 지원을 제안했지만 정중히 거절하기도 했다.

삼성은 3년 동안 ①정화 성능 개선 ②내구성 향상 ③대량 보급에 필수적인 경제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했고, 최근 가정용 RT를 개발한 뒤 사용자 시험을 거쳐 게이츠재단에 기술 이전을 진행 중이다.

삼성이 개발한 화장실은 고체(대변)는 탈수와 건조 연소를 통해 재로 만들고, 액체(소변)은 바이오 정화 방식을 적용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환경에 무해한 유출수를 내보내는 데 성공하고,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물 없는 화장실' 특허 저개발국에 무상 제공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에 성공한 신개념 화장실 프로토타입. 삼성전자 제공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에 성공한 신개념 화장실 프로토타입.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이 부회장이 16일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한 사실도 공개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 현황 등을 설명했고,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게이츠재단과 협력해 온 RT 프로젝트 종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과 프로젝트 참여 임직원, 듀레이 콘 게이츠재단 부디렉터, 선 김 게이츠재단 RT담당, 이용재 게이츠재단 사외고문 등이 참석했다. 삼성은 이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배포할 계획이며, RT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게이츠재단에 컨설팅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하수시설이 없거나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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