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조 단위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이후 13년 만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공들여 온 '원전 세일즈 외교'의 첫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던 원전 업계에 새로운 일감을 제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날 이집트 원자력청(NPPA)으로부터 엘다바 원전 사업을 일괄 수주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와 3조 원 규모의 터빈건물 시공 계약을 완료했다.
최상목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 이후 두 번째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수석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계약 협상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강력한 원전 수출 의지가 산업자원통상부와 외교부, 한수원 등 관련 기관들의 노력과 합쳐져 최종 계약이 성사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수석은 "우리 원전 산업이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며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국 원전의)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과 탄탄한 공급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만큼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향후 추가적인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부터 적극적으로 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쳐 왔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초의 원전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원자력 동맹국인 미국과도 사전 조율을 마쳤다. 최 수석은 "미국 측에도 관계 부처에서 설명을 했고, 긴밀히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한민국 원전의 우수한 기술력과 안정성, 탄탄한 공급망이 입증됐다"며 기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이번 계약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전생태계를 복원하는데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발로 뛰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우수한 원전을 알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엘다바 원전사업은 총 39조 원 규모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자회사 JSC ASE가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으로부터 수주했다. 이후 한수원이 2차 건설사업 수주를 위해 공들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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