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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한강야시장'… 행사는 대박… 일대는 '교통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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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한강야시장'… 행사는 대박… 일대는 '교통지옥'

입력
2022.08.29 04: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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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달빛야시장, 코로나로 중단됐다 재개장
중단 전보다 2배 이상 인파… 10월까지 계속
강남·서초 일대는 교통 마비에 시민 불편 가중
한 정거장 가는데 1시간… 백화점에 차량 갇혀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해 행사장 방문을" 당부

지난 2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돌아온 한강 야시장 한강달빛야시장은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다. 뉴스1

지난 2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돌아온 한강 야시장 한강달빛야시장은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다. 뉴스1

"평소 8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40분이 넘게 걸렸다니까요."

서울 서초구 주민 김모(50)씨는 화가 풀리지 않은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7일 오후 6시 30분쯤 고속터미널역 인근 학원에 자녀를 데려다주려고 차량을 몰고 집을 나섰다가 한참을 도로에서 보내야 했다. 반포대교 남단을 지나쳐 이면도로로 진입하는 길이 평소와 달리 꽉 막혔기 때문. 아이와 함께 도로에 갇힌 김씨는 옴짝달싹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주말인 26일과 27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으로 북적였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초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한편에선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서울성모병원교차로부터 반포대교 주변, 인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달빛야시장이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요일마다 열릴 예정인 만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버스 1정거장 이동에 1시간·백화점 주차료 무료 풍경도

지난 27일 오후 9시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 CCTV 화면. 야시장을 찾는 시민들과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 차 있다. 독자 제공

지난 27일 오후 9시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 CCTV 화면. 야시장을 찾는 시민들과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 차 있다. 독자 제공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토요일인 27일 하루에만 달빛야시장을 찾은 시민은 8만2,370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행사가 중단되기 전에는 주말 기준 하루 3만 명 정도가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예년의 두 배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도로는 오후부터 밤까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서울성모병원 앞에서 740번 버스를 탄 유모(41)씨는 다음 정거장인 반포한강공원까지 이동하는 데 50분이 걸렸다. 직장인 김모(28)도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신사역 인근으로 향하는데 45분이 넘게 걸려 예정된 학원 상담시간을 미뤄야 했다"고 불만을 토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27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서울 강남구의 평균 차량 통행속도는 18.0㎞에 불과해 20일(20.2㎞)과 13일(24.3㎞)과 비교해 확연히 차이가 났다.

서초구 신세계백화점을 찾은 고객들도 낭패를 봤다. 도로 정체로 백화점 주차장 출구가 아예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지역 커뮤니티엔 "주차장에 1시간 40분을 갇혀 있었다" "결국 차량을 주차장에 두고 지하철로 집에 왔다"는 글이 쏟아졌다. 폐점 시간까지도 고객 차량 수백 대가 빠져나가지 못하자, 해당 백화점은 "주차비를 무료로 할 테니 나중에 찾아가라"고 안내했다. 28일 이 백화점에서 만난 주차관리요원 김모(20)씨는 "화를 내거나 항의하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상황을 설명하고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주차장 된 도로에 시민들 "대책 필요" 호소

27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아 놓고 삼삼오오 가을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아 놓고 삼삼오오 가을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뉴시스

달빛야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연간 300만 명이 찾는 인기 행사였다. 3년 만의 재개장이라 '교통지옥'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시가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재개장 첫날인 지난 26일 서초구 뱅뱅사거리에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신모(47)씨는 "이런 행사가 예정돼 있으면 서울시에서 시민들에게 좀더 철저히 안내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시는 교통 혼잡을 두고 예상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방문한 영향이 크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내주부터는 운전자들에게 교통 혼잡을 예고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을 찾을 것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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