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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향하던 태풍 '힌남노' 급선회...한-일 사이 통과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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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향하던 태풍 '힌남노' 급선회...한-일 사이 통과 가능성 커져

입력
2022.08.30 17:18
수정
2022.08.3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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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초속 29m에서 51m로
31일 '초강력' 태풍으로 커질 듯
내달 2일 북진 가능성 커졌지만 불확실성도 여전

30일 오후 3시 50분 기준 제11호 태풍 '힌남노' 위치.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인다. 기상청 제공

30일 오후 3시 50분 기준 제11호 태풍 '힌남노' 위치.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인다. 기상청 제공

일본 오키나와 근해에서 세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는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한국과 일본을 향해 돌진할 가능성이 갑자기 커졌다. 서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지만 '매우강' 수준의 세력을 유지하면서 대한해협을 통과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가 하루 만에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강도가 세졌으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하루 전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힌남노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현지 국립보호구역 이름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7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3㎞ 속도로 서진 중인 힌남노는 중심기압 92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51m에 달한다.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44~54m인 태풍은 '매우강' 태풍으로 분류되며, 이 정도 강도에서는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력한데, 힌남노는 불과 24시간 만에 중심기압이 980hPa에서 925hPa로 '뚝' 떨어졌다. 동시에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29m에서 초속 51m로 빨라졌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짧은 시간 태풍이 강하게 발달한 원인은 ①대기 상하층 풍속 차이가 작고 ②대기 상층 발산이 원활하며 ③경로상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공급이 충분한 상태에서 자체 회전이 원활한 데다 공기 흐름까지 태풍 발달 조건에 적합한 상태라는 뜻이다.

30일 오후 4시 기준 제11호 태풍 '힌남노' 추후 경로 예측.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매우강' 상태인 힌남노가 31일 '초강력' 수준으로 강해져 서진하다가 9월 2일 '매우강' 수준으로 약해지며 북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 제공

30일 오후 4시 기준 제11호 태풍 '힌남노' 추후 경로 예측.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매우강' 상태인 힌남노가 31일 '초강력' 수준으로 강해져 서진하다가 9월 2일 '매우강' 수준으로 약해지며 북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가 31일 오전 3시 '초강력' 강도로 세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30도가 넘는 따뜻한 바다에서 주변 '열대요란'(열대지방 대기 요란)을 병합하는 형태로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예상 경로에 따르면 힌남노는 내달 1일까지 서쪽을 향해 달려가며 초강력 수준을 유지하다가,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420㎞ 부근에 닿는 2일부터는 '매우강' 수준으로 살짝 약해져 한국과 일본 쪽으로 급선회한다.

다만 태풍은 강해질수록 살아 있는 생물처럼 어디로 튈지 몰라 경로를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힌남노의 경우도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해류에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면서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다. 이 분석관은 "티베트고기압 등 주변 기압계에 따라 변동성이 커 아직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단정할 수 없다"며 "어제보다 북진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서진 가능성도 남아 있어 3, 4일 이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내달 2일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비가 내릴 수 있다. 태풍을 따라 흐르는 고온다습한 공기덩어리와 우리나라 북쪽에서 내려오는 고기압 가장자리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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