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전 단계(전당뇨병)이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소주 2~3잔만 마셔도 담도암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박주현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09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952만629명을 분석한 결과다.
담관과 담낭에 종양이 생기는 담도암은 평균 생존율이 12개월에 불과하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인데, 소량의 음주가 담도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분석에 포함된 952만629명의 평균 연령은 47세로, 평균 8.2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2만1,079명이 담도암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이 평소 음주 습관과 혈당 상태를 기준으로 상관 관계를 살펴본 결과, 전당뇨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소량 음주 자체가 담도암 발병을 촉진헸다.
분석 과정에서는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BMI), 흡연력, 활동량, 콜레스테롤 수치, 간 섬유화 정도 등 담도암 발병에 영향을 줄만한 요소에 대한 종합 평가가 이뤄졌다.
공복 혈당이 정상 범위인 100㎎/dL 미만이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당뇨병 환자(100~125㎎/dL)는 하루 음주량이 소주 2~3잔(알코올 30g 미만)에 해당하는 경도~중등도 음주 때부터 담관암 발병 위험이 20% 높아졌다. 같은 양을 마시더라도 당뇨병 환자(126㎎/dL 이상)의 경우 발병 위험이 58%로 더 증가했다.
매일 알코올 30g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를 지속하면 이런 위험이 더 커졌다. 고위험 음주군의 담관암 발생 위험은 전당뇨병 환자에서 46%, 당뇨병 환자는 10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담낭암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전당뇨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이 음주를 시작하는 순간 담낭암 발병 위험은 각각 18%, 45% 올랐다.
고위험 음주를 하면 전당뇨병 환자는 43%, 당뇨병 환자는 65%까지 담낭암 발병할 가능성이 증가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담도암 발병 위험을 키우는 데 알코올이 더해지면서 이러한 위험이 커진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특히 전당뇨병처럼 혈당이 조금 높더라도 적은 양의 음주가 담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홍정용 교수는 “전당뇨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이 담도암을 예방하는 첫 걸음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라며 “혈당이 높으면 조금 마시는 건 괜찮겠지 여기지 말고 술을 아예 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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