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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타율 0.390 ERA 0.00… ‘투타 겸업’ 김건희 "포수? 투수? 아직 둘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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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타율 0.390 ERA 0.00… ‘투타 겸업’ 김건희 "포수? 투수? 아직 둘다 재미있어요"

입력
2022.08.30 14:15
수정
2022.08.30 1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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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고 김건희가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도개고와 경기에서 9회말 우중 역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원주고 김건희가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도개고와 경기에서 9회말 우중 역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투수든 포수든, 그리는 대로 그려지는 선수다. 지도자 입장에선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 재미가 있다.” (김덕윤 원주고 감독)

‘투타 겸업’ 원주고 포수 김건희(3년) 얘기다. 김건희는 올해 전국대회 총 47타석(15경기)에서 타율 0.390에 OPS(출루율+장타율) 1.102로 맹활약 중이다. 지난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32강전 제물포고와의 경기에서는 올해 첫 홈런을 터뜨린 뒤 9회부터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퍼펙트로 막는 '원맨쇼'를 벌였다.

포수 능력은 가장 출중하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강한 어깨는 물론, 풋워크와 팝 타임(미트에 꽂힌 뒤 포수가 던진 공이 2루수 글러브에 들어가는 시간) 경기 운영 등 포수 능력 전반에 걸쳐 ‘완성도 높다’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투수로도 올해 11.2이닝(8경기)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은 ‘0’으로 완벽했다. 4사구 3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무려 12개나 잡았다. 실제로 일부 구단은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포수와 투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질문에 그는 “포수는 초등학교 4년 때부터 배운 정든 포지션이라 쉽게 포기 못한다”면서 “팀 사기가 떨어졌거나 수비가 흔들릴 때 내가 그라운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투수에 대해선 “최근에 시작했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재미있다. 몸쪽 빠른 공은 자신 있다. 변화구는 배운지 얼마 안돼 완전하진 않지만 계속 완성해가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원주고 포수 김건희가 지난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도개고와 경기에서 투수를 리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원주고 포수 김건희가 지난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도개고와 경기에서 투수를 리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그는 지난 5월 연습경기 도중 홈 태그 과정에서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을 입고 수술을 하면서 2개월 가량 쉬었다. 그런데 오히려 투수 재능을 발견하는데 전환점이 됐다. 재활 중이던 6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수 수업을 받았는데 최고 구속 150㎞(비공식)를 찍었다. 김건희는 “중학교 때 가끔 마운드에 오른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투수 수업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부상 직후 (포수로서) 팀에 아무런 보탬이 안돼 고민하던 차에 감독님과 코치님이 투수를 권하셨고,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U-18 세계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솔직히 많이 아쉽고 속상했다. 주변에서 위로도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더 성장해 나중에 성인 국가대표팀에 가라’는 감독님 말씀에 생각을 바꿨다”면서 “대표팀 친구들보다 부족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 점을 깨닫고 보완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되리라 믿는다”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올해 원주고는 전국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건희는 “고교 마지막 대회다. 동기ㆍ후배들과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론 야구를 읽고 끌어갈 줄 아는 ‘플레이메이커’가 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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