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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의 시선] "반중 감정, 그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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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의 시선] "반중 감정, 그게 뭐죠?"

입력
2022.09.01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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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MZ, '반중 감정' 존재 자체 외면
갈 길 먼 한중 간 소통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원이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뒤로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원이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근무를 서고 있다. 뒤로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베이징=AP 연합뉴스

한중 수교 30주년(8월 24일)을 맞아 양국 MZ세대가 참여해 '반중 감정'을 주제로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한국 20, 30대에서 유독 반중 정서가 큰 이유를 그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동시에, 중국의 MZ 세대는 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알아보자는 취지였다.

베이징 한복판에서 여는 만큼 중국 측 MZ세대 토론자 섭외는 쉬울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한국 청년들이 토론의 취지를 금방 이해하고, 토론 참석에 선뜻 응해준 것과 달리 중국 청년들은 '반중 감정'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한 중국인 대학원생은 토론 참여 요청에 "한국 내 한복·김치의 기원 논란은 오랜 기간 많은 문화를 공유해온 한중 간 역사를 모르는 한국인 일부의 문제이지, 한국 MZ세대를 아우르는 공통적 감정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토론 주제 자체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좋은 지적이다. 방금 당신이 말한 견해를 토론에 나와서 해달라. 우리는 당신의 의견을 경청할 준비가 됐다"고 재차 토론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결국 거절당했다. "존재 여부도 불확실한 반중 감정을 들춰내려는 당신들의 저의가 뭐냐"는 신경질적 반문과 함께.

토론 참여를 거부한 다수의 중국 젊은이들 태도도 비슷했다. "반중 감정? 그런 게 정말로 있나? 이런 토론을 하려는 당신이야말로 중한 간 우호 관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부터 "학교 측에서 이런 주제의 토론에 참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교적 솔직한 답변까지.

중국인들에게 반중 감정은 여전히 낯선 담론이다. 파헤쳐봐야 불편한 진실만 가득하니 구태여 알고 싶지 않다는 듯하다. 중국의 굴기(崛起)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반중 감정이라니 가당찮다는 시선도 감지된다. 하물며 (사실상의 적성국인) 미국·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 중국에 어째서 반감을 갖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마저 흐른다.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학계·정치권에서 “소통을 통해 신뢰와 우호 정서를 키우자”는 조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현실은 실재하는 반중 정서 존재마저 부정당하는 판이다. 그런데 소통에 신뢰와 우호 정서라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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