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부산신항을 찾아 “수출과 해외 건설 수주가 경제의 원동력”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외교를 통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밝혔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25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에 위기감이 조성되자 수출기업을 위한 지원책을 강조한 것이다. 또 지난 5월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의 조속한 이행도 지시했다.
"수출기업 안정 위해 무역금융 350조 확대"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에 위치한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수출 경쟁력 강화’ ‘해외 건설 수주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최근 수출 물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에 하반기 수출의 실적 전망은 그렇게 밝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2010년 710억 달러에 이르던 해외 건설 수주가 2016년부터 연 300억 달러 내로 정체돼 있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잇따라 전통시장을 방문,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애로를 청취한 윤 대통령은 이날은 수출기업들의 고충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수출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의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350조 원까지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 마케팅, 해외 인증과 관련된 수출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조속히 추진하라"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고유가, 또 엔데믹 등 기회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우선 해외건설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수주지역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건설공사를 매개로 해서 교통망, 5G(5세대 이동통신) 등 이런 것들을 전부 패키지화해서 수출하는 새로운 전략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인프라 지원 공사의 자본금을 5,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상향하고, 수출입은행 지원 규모를 5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을 거론하며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도시, 세계적인 무역도시, 또 배후에 첨단 기술산업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TK 이어 PK 방문해 경제 메시지... "부산 올 때 늘 설레"
윤 대통령은 지난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부산신항을 찾으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심 다지기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에서처럼 시장을 방문하거나 시민들을 직접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서 지난 5월 ‘바다의 날’에 부산을 찾았고 오늘 다시 왔다”며 “학창시절부터 부산에 올 때는 늘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고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수출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메시지 외에도 부산과 경남 지역의 숙원 사업인 2030년 부산엑스포,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주요 현안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항만인 부산에 과학기술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 단지가 들어오면 지리적 여건으로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클 것"이라며 "부산ㆍ울산ㆍ경남 중심의 또 하나의 거점을 만들어 국가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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