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류(動脈瘤ㆍaneurysm)는 동맥에 생긴 주머니를 뜻한다. 혈관 일부가 늘어나 풍선처럼 보이는 질환인데 대표적으로 뇌동맥류(腦動脈瘤)다. 그러나 복부·흉부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복부를 지나가는 대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복부 대동맥류’는 별다른 증상 없이 갑자기 터지기 쉽다.
◇혈관 지름 5㎝ 넘으면 파열 위험 높아
복부 대동맥은 복부에 있는 가장 큰 혈관이다. 심장에서 복부로 내려오는 이 혈관을 통해 혈액이 각각의 장기로 공급된다. 이런 복부 대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 ‘복부 대동맥류(aneurysm of abdominal aorta)’다.
계속 부풀어 오르다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터지게 된다. 전체 환자 가운데 50% 정도가 병원 도착 전 목숨을 잃을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 복부 대동맥류는 ‘흉부 대동맥류’보다 9배 더 잘 발생한다.
진단에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초음파검사를 통한 복부 혈관 검사가 있다. 자주 발생하는 연령이 50대 이상이기에 50세가 넘었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복부 대동맥류를 발견했다고 모두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현민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복부 대동맥류 지름이 5㎝ 미만이면 1년 안에 터질 확률은 1% 미만으로 정기검사로 추적 관찰한다”고 했다.
고 교수는 “하지만 지름이 5㎝가 넘으면 터질 위험이 커지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고, 지름 외에도 대동맥이 주머니 모양이거나 감염됐다면 크기에 상관없이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텐트 시술이나 개복 수술로 치료
치료는 환자 상태를 고려해 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한다. 시술은 국소마취 후 서혜부(사타구니) 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 스텐트로 된 인공 혈관을 대동맥 안에 넣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대표적이다. 합병증 위험이 적어 환자 나이가 많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으면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시술로는 동맥류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 아니어서 삽입한 스텐트 그라프트와 혈관벽 사이에 피가 샌다면 혈관이 계속 늘어날 수 있기에 시술 후 정기검사를 해야 한다.
고현민 교수는 “수술은 대동맥류를 완전히 제거하고 인공 혈관으로 교체하는 방법인데 복부를 개복한 뒤 혈관을 교체하는 동안 혈액을 차단하게 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이때 심장이나 폐ㆍ콩팥 등에 무리가 가면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수술이지만, 장기적으로 감염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젊은 환자나 전신상태가 양호하다면 수술을 권장한다”고 했다.
◇흡연ㆍ고혈압 등 주요 발생 원인
복부 대동맥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죽상 동맥경화’로 발생할 때가 가장 흔하다. 주요 위험 인자는 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흡연ㆍ감염 등이다.
우리나라 60대 인구 중 1~5%가 이미 작은 복부 대동맥류를 갖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5~6배 더 잘 생기며, 흡연은 발병 위험률을 3~6배 높인다고 알려졌다.
가족력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현민 교수는 “복부 대동맥류는 유전 질환은 아니지만 부모가 복부 대동맥류를 앓았던 적이 있다면 자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고 없이 터질 위험이 있는 질환이고 터지면 출혈이 엄청나게 발생해 몇 분 이내에 사망하기에 가족력이 있거나 배에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검진을 통해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