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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응급실 실려가 워크숍 '불참' 직원에 인사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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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응급실 실려가 워크숍 '불참' 직원에 인사조치"

입력
2022.09.01 14:30
수정
2022.09.01 14:54
0 0

'밥·빨래 갑질' 새마을금고 제보자 추가 폭로
"이사장이 '꾀병 같다'며 인사이동시켜"
"6개월 만에 인사, 지점장도 내용 몰라"
"사 측, 전국 공문 보내 실태 파악 실효성 없어"
"트라우마 극심... 안 좋은 생각도"

새마을금고 간판. 연합뉴스

새마을금고 간판. 연합뉴스

밥 짓기와 빨래 등의 갑질을 폭로한 새마을금고 직원 A씨가 "다양한 괴롭힘을 당하다 건강이 악화해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간 날, 예정됐던 워크숍에 불참했더니 갑작스럽게 인사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6월 초 건강상의 이유로 제주도 워크숍에 불참한 이후 갑자기 인사이동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월 초 사무기기 이용하는 데 지점장과 이견이 있었을 때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지점장님이 듣기에는 제가 짜증 섞인 말투였나 보다"라며 "손님도 다 계시는 공간에서 '야 너 눈 좋게 안 떠?'라고 말한 뒤 탕비실로 데려가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구로 나와서도 분이 안 풀렸는지, 500㎖ 일회용 물병을 바닥에 집어던졌다"며 "다양한 괴롭힘을 당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졌고 실제로 몸이 안 좋아 워크숍 당일 새벽 응급실에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사장은 "솔직히 꾀병 같고, 어쨌든 다 같이 가기로 약속한 건데 너 혼자 개인적인 사유로 쏙 빠지니까 단체생활에 영향을 줬다"는 식으로 말하며 시말서를 요구했고, 그 다음 날 갑자기 인사이동됐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그는 "저희는 2년에 한 번씩 인사이동이 정기적으로 있고, 저는 올해 1월 이미 인사이동돼 새로운 업무 분장을 받고 근무하던 상황이었다"며 "갑자기 6개월 후 인사이동은 시기상으로 맞지도 않았고, 이사장님께서 갑작스럽게 인사이동을 내리셨는데, 그 내용을 지점장님들도 모르셨다"고 했다.

2020년 8월 새마을금고 공채로 입사한 A씨는 창구 수납과 고객 응대 등을 해야 했지만, 출근 첫날부터 밥 짓기와 수건 빨래를 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 인수인계 해주신 분이 50대 여성 직원이었다"며 "그분께서 몇 시쯤에 밥을 해야 하고, 쌀이랑 물량을 이 정도로 하고 이런 걸 인수인계해 주시는 걸 보고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다"고 했다. 또 수건 세탁도 "지점 남자 화장실에만 수건이 배치돼 있었는데, 그 수건을 남자 직원이 아닌 여자인 저한테 빨아오라고 했다"며 "(1년여가 지난) 지난해 10월 말쯤 수건 빨래 지시에 처음으로 '여성화장실 것도 아니고 남자화장실 수건이고 수건 이용하는 분들이 세탁해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정중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왜 수건 빨래를?" 따지자 상사는 "네 엄마한테 물어봐라" 역정

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여직원. CBS 유튜브 캡처

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여직원. CBS 유튜브 캡처

그러나 돌아온 건 '역정'이었다. A씨는 "(빨래를 시킨 분이) '남자 직원들한테 (수건) 빨아오라고 할 수 있냐, 너희 엄마한테 가서 물어보라' 이런 식으로 부모님까지 거들먹거리면서 무례한 폭언을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후 너무 괴롭힘도 심해지고, 그분께서 이 사건을 상무님께 얘기하는 걸 제가 우연히 듣고는 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 두려웠다"며 "며칠 후 제가 그 여직원분께 '제가 살아왔던 배경이랑 달라서 좀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고 사과드리고 그 이후로는 시키는 대로 수건을 빨아왔다"고 했다.

갑질 폭로 후 새마을금고 사 측이 전국 실태점검 등의 조치를 취한 것에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트라우마로 인해 휴가 중인 그는 "출근하지 않아 정확하게 전달받은 건 없지만, (사 측이) 공문을 발송해 금고별로 밥 (지어) 주는지 청소하는지 이런 거 확인하는 수준이고, 2~3시간도 안 된 그날 당일 오후 4시까지 제출하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정확하게 조사하기도 어렵고, 제출 형식도 한 사람이 취합하니까 얼마든지 상사의 의견대로 수정이 가능하다"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그냥 계속 다니면 죽을 것 같고 안 좋은 생각도 많이 해서, 어차피 신고해 나중에 보복당하나 지금 이대로 괴로운 삶을 사나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 신고를 결심했다"며 "지금 조사 받으면서 녹취한 음성파일로 그분들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손이 떨리고 아직 트라우마 극복이 덜 됐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제 모습을 보고 추가로 제보하신 분도 많다고 들어서 감사하다"며 "이번 기회에 다른 괴로움을 겪는 분들도 용기 내 잘못된 조직문화의 뿌리가 정리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의 폭로를 접수한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26일 특별근로감독팀을 편성하고 특별감독에 들어갔다. 이번 특별감독에서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전반을 깊숙이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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