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개원, 예산안·세법 놓고 여야 신경전
종부세·법인세 및 文정부 예산 삭감 최대 쟁점
여야 너무 버텨도 역효과, 막판 빅딜은 수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권을 잡자마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때린 건 하반기 국회를 달굴 예산안·세법 전쟁의 '전초전' 격이다. 거대 야당은 정권 교체로 문재인 정부 때와 180도 달라진 예산안·세법 노선을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라 벌써 전운이 감돈다.
예산안·세법 심의, 3개월 '대장정' 시작
국회가 1일 정기국회를 개원하면서 여야는 2023년도 예산안, 세법 개정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통과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이 대표는 정부가 지난달 30일 예산안, 세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직후 선공을 날렸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깎이고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5조 원 넘게 삭감됐다면서 "비정하다"고 비판했다. 지역화폐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국비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 규모가 커졌다. 공공임대주택 사업 역시 문재인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던 부동산 공급 대책이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1주택자 종부세 공제액을 한시적으로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종부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종부세법 처리를 요청하자 "과도한 욕심을 내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1주택자 종부세법 완화안은 여야 대치로 표류 중이다.
지역화폐, 종부세법을 놓고 벌이는 여야 신경전은 올해 예산안·세법 개정안 심의가 얼마나 가시밭길일지 예고하고 있다. 물론 예산안·세법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정권 교체 첫해, 여소야대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는 특히 팽팽할 전망이다.
정권 첫해·여소야대 국면, 더 팽팽한 대치
당장 종부세법만 해도 1주택자 공제액 인하보다 이견이 더 큰 다주택자 중과 폐기·세율 인하가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격으로, 최고 세율은 6.0%에서 2.7%로 변경하는 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등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적용하던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22%로 낮추는 세법 개정안도 화약고다. 민주당은 종부세·법인세법을 묶어 '부자 감세'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정부·여당은 불합리한 세제 정상화(종부세), 국제 기준에 발맞춘 하향(법인세)이라고 맞선다.
내년도 예산안 역시 문재인 정부 예산이 쟁점이다. 정부·여당은 지역화폐,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경항공모함, 한국판 뉴딜 등의 사업 예산을 깎았다. 경항모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해 말 민주당이 밀어붙여 편성한 예산인데, 내년도 예산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한국판 뉴딜펀드 예산은 올해의 절반인 3,000억 원으로 줄었다.
다만 여야 모두 예산안·세법 처리를 미뤘다간 '민생 발목 잡는 정당'으로 찍힐 수 있어 막판 빅딜은 수순으로 보인다. 세법 개정안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대신 지역화폐 예산은 민주당 바람대로 되살리는 식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각각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공무원 증원 규모 축소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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