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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부국에는 'ㅇㅇ'이 있다

입력
2022.09.01 19: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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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식 '22개 나라로 읽는 부의 세계사'

부의 세계사ㆍ조홍식 지음ㆍ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424쪽ㆍ1만8,500원

부의 세계사ㆍ조홍식 지음ㆍ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424쪽ㆍ1만8,500원

성공한 사람들만 공통점이 있는 게 아니다. 성공한 나라들에도 닮은 구석이 있다. 책 ‘22개 나라로 읽는 부의 세계사’는 고대 바빌로니아부터 현대 유럽연합(EU)까지 22개 부국의 역사를 살펴 '질서ㆍ개방ㆍ경쟁ㆍ혁신ㆍ학습ㆍ단결ㆍ비전'이라는 7가지 경향성을 뽑아냈다. 저자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아프리카 가봉을 시작으로 프랑스, 벨기에, 미국, 중국 등을 돌며 '노마드'(이주민) 생활을 했다. 그 시절 생긴 '비교하는 습관'이 영글어낸 책.

가령 싱가포르가 부를 일군 배경으로 꼽은 것은 국민의 단결. 문화와 종교적 이질성 때문에 지속적 내부 갈등 위협에 노출된 싱가포르는 '다인종 사회'를 선포하고 각 집단의 '대표성'을 인정하는 정책들로 국민 단합을 이뤄냈다. 1959년부터 집권중인 인민행동당 정치 체제도 국민의 단결력을 상징한다.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꿈꾸는 대만, 강대국 틈바구니 속에서 국민들이 똘똘 뭉친 스위스 역시 단결력이 으뜸인 국가들이다.

독일과 일본, 칠레는 ‘학습’이란 키워드로 똑 닮았다. 독일은 세계대전 패배 이후 서구 자유주의 모델을 빨리 배워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일본도 서구 자본주의시스템을 받아들여 동아시아 발전의 선두를 달렸다. 작지만 부유한 나라 칠레는 사회주의 노선 실패 후 ‘시카고 보이스’라는 미국 유학파들에게 정책을 맡겨 성공한 케이스다.

저자는 ‘질서ㆍ학습ㆍ단결’과 ‘개방ㆍ경쟁ㆍ혁신’이라는 두 집합이 균형을 이뤄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질서ㆍ학습ㆍ단결만 있는 나라는 단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나 자칫 경직된 구조로 굳을 수 있다. 개방ㆍ경쟁ㆍ혁신에만 치우치면 공동체가 혼란에 빠질 염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질서ㆍ학습ㆍ단결’의 장점이 강하다는 점에서 ‘개방ㆍ경쟁ㆍ혁신’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자는 게 저자의 제안이다. 부자 나라를 찾아 세계를 누비는 여행서를 겸한 책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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