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의 전략산업 육성책과 대응 방안' 토론
양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역조사실장
편집자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연달아 국내 제조업 육성책을 내놓으며, 외국 기업에까지 ‘Made in USA’를 요구합니다. 미국의 ‘제조업 국가 복귀’ 선언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을 어떻게 바꿀까요? 한국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알아봅니다.
한국산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칩4 동맹'(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등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은 미국이 첨단 제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꾀하면서, 중국을 밀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지역조사실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일보가 주최한 '미국 행정부의 전략산업 육성책과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이런 취지로 말했다.
양 실장이 짚은 프렌드쇼어링의 출발점은 미국이 1990년대 세계화 이후 저임금 국가로 옮겼던 제조업 생산 부문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미국 내로 되돌린 '리쇼어링'이다. 이후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닥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멕시코 등 인접 국가들과 힘을 모았고(니어쇼어링),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아우르는 프렌드쇼어링까지 나아간다. 프렌드쇼어링은 최근 미국의 경제 안보를 대표하는 용어가 됐다.
양 실장은 "제조업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미국 안에서 육성하고 그로 인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프렌드쇼어링에 담긴 미국의 또 다른 속내로 전기차나 친환경 산업 등에서의 글로벌 기술 표준 선점과 희토류 등 희귀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꼽았다. 국가 경제나 안보에도 중요한 ①'글로벌 스탠더드'를 우방국들과 함께 미국식으로 끌고 가거나, ②전기차 배터리 등에 꼭 들어가는 희귀 광물을 우방국과 공유해 공급망 단절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프렌드쇼어링 결과 밀려난 중국의 빈자리는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중국 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채워 가고 있다. 미국으로 돌아온 첨단 제조업 분야에 쏟아지는 투자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인프라도 개선되면서 미국 내부에서도 프렌드쇼어링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한다. 양 실장은 "미국의 대외적 관점이나 대내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의 니어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 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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