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의 전략산업 육성책과 대응방안' 토론
IRA 등 미국 프렌드쇼어링 분석 및 대응책 논의
미 견제 적은 분야 중국과 협력 지속 제언도
편집자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연달아 국내 제조업 육성책을 내놓으며, 외국 기업에까지 ‘Made in USA’를 요구합니다. 미국의 ‘제조업 국가 복귀’ 선언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을 어떻게 바꿀까요? 한국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알아봅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반도체 칩·과학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반도체나 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을 미국 내 유치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로 불거진 공급망 교란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세계화 흐름에서 벗어난 미국의 산업 정책에는 중국 견제라는 목적까지 더해져 파장이 컸다.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사이에 놓인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 행정부의 전략산업 육성책과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일보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이 토론회에는 양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지역조사실장,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오윤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사회연구단장이 발제 및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미국 혁신제조업 육성을 위한 프렌드쇼어링 정책 △미국과 중국의 산업정책 그리고 우리의 대응방안 △'BUY AMERICA' 강화시기, 우리 기업의 현황과 대응 △첨단제조 패권경쟁의 시대 스마트제조 기반의 제조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미 정부의 산업 정책이 본질적으로 첨단 제조업 분야의 생산 라인을 미국 내 구축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를 위해 안정적 공급망을 재구성하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 등 인접 국가들과 협력(니어쇼어링)이 필요해졌다. 또, 글로벌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중국을 '경제 안보' 측면에서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우방국까지 포함한 프렌드쇼어링으로 확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미국과 중국이 서로 배타적인 시장을 형성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사이에서 정확한 정세 분석과 판단을 거쳐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김동수 실장은 "바둑의 정수(正手)처럼 핵심 산업의 기술 경쟁력 같은 펀더멘털이 갖춰져야 전략적 자율성이 늘어날 수 있다"며 "그런 경쟁력을 위해 인재 양성과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은영 실장은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포기할 것이 아니고, 미국 시장에서 중국이 빠져나간 부분을 채우기 위해 미국에서 육성하는 기술 기업들과 우리가 핵심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협력하는 것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미국이 견제하는 첨단 산업 외의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제언과 핵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해서 첨단 기술과 지식을 흡수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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