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애벗 주지사 지역언론서 밝혀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쟁점 부상 대응
"과체중 등엔 효과 떨어져" 실효성 지적
미국 텍사스주가 엄격한 임신중지(낙태)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주지사가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 복용을 권장하고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임신중지 이슈가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 양상을 보이자 ‘플랜B’를 알리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역언론 댈러스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이 임신을 피하기 위해 ‘사후피임약’ 의료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피해자들을 지원하기를 원한다”며 “피해자들도 성폭행 사실을 신고하고, 즉각 의료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 돌봄 서비스를 즉각 받으면 우선 임신을 막을 수 있는 ‘플랜B 알약’을 복용할 수 있다”면서 “사법당국에 성폭행을 신고함으로써 성폭행범이 체포되고 기소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는 지난달부터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등의 경우에도 임신중지를 금지하고 해당 시술 제공시 민·형사상 처벌을 하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엄격한 임신중지 금지법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날 애벗 주지사의 발언은 주가 사후피임약이라는 ‘여지’는 남겨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강력한 임신중지법에도 여전히 피임약에 대한 접근은 합법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후피임약으로도 불리는 플랜 B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99년 승인한 임신 방지 응급 피임약으로, 레보노르게스트렐이라 불리는 합성 호르몬이 수정을 막는다. 성관계 뒤 72시간 이내에 사용하게 돼 있으나, 24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후피임약 복용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인디펜던트는 “미국식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가 저소득층까지 보장하지 않는 주에서는 응급피임법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또 (사후피임약 복용은)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는데 완전히 효과적이지도 않고, 과체중인 경우 효과가 더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