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이름 잘못 쓴 사례 잇따라 발생
태풍 명칭, 14개국에서 10개씩 미리 제출
라오스 힌남노 보호구역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유력
한반도 상륙을 앞둔 11호 태풍에 붙인 '힌남노'란 낯선 이름 때문에 곳곳에서 잘못 사용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힌남노라는 명칭의 유래는 라오스의 국립자연보호구역에서 왔다. 태풍의 명칭은 라오스를 비롯해 태풍위원회를 구성한 14개국에서 미리 제출한 이름을 순차적으로 사용하게 돼 있다.
힌남노가 주목을 받게 된 지난달 31일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힌남노를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종종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시에서 태풍에 대비해 발행한 공문에서조차 '한남노' 또는 '힌남도' 등으로 제목에 오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기상청은 태풍 통보문에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는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국립보호구역의 이름"이라는 문구를 포함했다.
기상청의 설명대로 힌남노는 라오스 캄무안 주에 위치한 힌남노(Hin Nam No) 국립자연보호구역에서 왔다. 인도차이나 반도 중부의 석회암 지대와 안남산맥이 만나는 지점의 독특한 식생이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라오스에서는 1993년 최초로 생물다양성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도 추진 중인 중요 보호구역이다. 바로 인접한 베트남의 퐁냐께방 국립공원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힌남노 역시 등재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제기구에서 정한 표준명칭 '힌남노'... 필리핀에선 '헨리'로 불려
태풍의 명명은 2000년부터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태풍위원회에서 미리 목록을 만들어 놓고, 일본 기상청에서 서태평양 지역의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열대성 저기압이 관측되면 순서대로 하나씩 붙이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국제기구에서 이름을 미리 정해 통일하는 이유는 나라마다 이름을 제각기 붙여서 오해를 막기 위함이다.
태풍위원회를 구성하는 14개국은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국, 미크로네시아 연방, 베트남, 북한, 일본, 중국,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한국, 홍콩이다. 각국에서 미리 제출한 명칭 10개가 순차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극심한 인명·재산피해를 준 태풍의 명칭은 회의를 통해 폐기된다. 한국에 피해를 낸 태풍 중 이름이 폐기된 태풍으로는 루사(2002년)와 매미(2003년)가 있다.
힌남노는 필리핀에선 '헨리'라는 별도의 명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대기지진천문관리국)에서는 필리핀 관할 구역에 있는 열대성 저기압에 독자적으로 이름을 붙이는데, 이는 태풍급이 아니더라도 자국 기상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이름을 붙였지만 태풍이 아닌 경우도 있고, 태풍이지만 필리핀 주변을 지나지 않아 필리핀의 이름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한 예로 힌남노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서히 약화했다가 필리핀 해역에 먼저 머물던 열대저압부(Tropical Depression) '가르도'를 흡수하면서 재성장했는데, 가르도는 열대 저기압이기는 하지만 태풍급은 아니라서 국제적인 명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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