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정감사, 게임사 관계자 증인채택 전무
리니지2M·우마무스메 논란에도 게임산업 뒷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게임 산업이 뒷전으로 밀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 이용자(게이머)들이 주요 게임사들의 정책 운영에 반발해 트럭과 마차를 끌고 거리시위까지 나섰지만, 정작 게이머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점검해야 할 국감장에선 제대로된 게임사 증인 채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한국게임학회는 "국감에서도 게임 패싱이 일어났다"고 비판했고 게이머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사 증인은 전무…유튜버만 참고인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5일 오전 국회에서 문체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당초 이번 국정감사에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의 증인 채택이 점쳐졌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8월 대표 게임작품 리니지2M이 '유튜버 뒷광고' 논란에 휘말려 '트럭시위'가 펼쳐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시뮬레이션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일본 대비 허술한 이용자 정책을 펴면서 '마차 시위'와 환불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
게이머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감 때까지 소송을 취하하면 안 된다", "국감에서 크게 혼날 것"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체위는 최종 증인 명단에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은 물론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 관계자를 한 명도 채택하지 않았다. 게이머 권익 보호 관련 의견 청취를 위해 게임 콘텐츠 유튜버인 '김성회의 G식백과'를 참고인으로 선정한 것이 전부였다.
"게이머 보호대책·중국 판호 문제 논의해야"
국감 질의에서도 게임은 후순위로 밀렸다. 특히 오전 질의에선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통해 "확률형 게임아이템 정보 공개 법제화를 지원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밝힌 것을 제외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 기차' 논란과 청와대 이전 예산 관련 여야 대립이 주를 이뤘다.
일반증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오후 질의에선 게이머 보호 관련 질의가 일부 나왔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고인 '김성회의 G식백과'를 대상으로 "게임이용자 권익보호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①게임사들의 과금구조 개편과 ②게임운영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장관 역시 "문체부는 친게임 부처"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게이머 보호 주체인 게임사 입장은 듣지 못했다.
문체부 국감에서 게임산업이 뒤로 밀리자 게임사들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유튜브 광고 같은 게임업계 고질적 관행이나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문제, 중국 판호 금지에 따른 해외시장 진출 전략 등 다양한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을 피했기 때문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국감에서 게임 관련 증인들이 모두 누락됐다"며 "게임산업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우마무스메와 리니지2M을 둘러싼 항의의 원인을 규명하고 중국 판호 재발급 대책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게이머들 역시 "국회의원들은 게임을 잘 알지도 못한다", "게임 관련 정책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적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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