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당했다" 9년 만에 최고치… 집단따돌림 줄었지만 신체폭력 증가

교육부,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1.7%로 2013년 2.2% 이후 최고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초중고생 비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둔화로 대면수업이 재개되면서 2020년 이후 학교폭력 피해자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고, 집단따돌림은 소폭 감소한 반면 신체폭력은 늘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청(자체 조사 실시한 전북도교육청 제외)과 공동 실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진행된 조사에는 초4~고3 재학생 321만 명이 참여했다. 참여율은 82.9%로 지난해보다 5.9%포인트 감소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1.7%인 약 5만4,000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응답률은 전수조사를 시작한 2013년 2.2%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의 1.6%를 넘어섰으며, 지난해보다는 0.6%포인트 증가했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은 초등학교가 3.8%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모두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다. 비율은 41.8%로 전년(41.7%)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은 집단따돌림이 14.5%에서 13.3%로 줄었고, 신체폭력이 12.4%에서 14.6%로 늘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비율은 작년 89.3%에서 올해 90.8%로, 학교폭력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도 69.1%에서 69.8%로 소폭 증가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2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시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폭력 가해 행동에 대한 조치로 학생부 기재·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경찰청과 협력해 학생보호 통합 온라인 지원 시스템을 개발, 내년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교원단체들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기존 학교폭력 대책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교사 생활지도권 보장,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과 같은 근본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