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기 핵실험 절반이 9월 초
내부 민생 위기, 美中 정치환경 변수
"내치 집중, 고강도 도발 어려워" 관측도
북한이 '가을 도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미국 중간선거(11월) 등 주요 정치일정이 몰려 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어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김정은 집권기 핵실험 절반이 정권수립일 맞춰
과거에도 9월 이후 가을 도발은 빈번했다. 북한은 2016년 5차 핵실험과 이듬해 6차 핵실험을 각각 9월 9일과 9월 3일에 감행했다. 김 위원장 집권기 4차례 핵실험 가운데 절반을 정권수립일에 맞춰 한 셈이다. 미사일 시험발사도 적지 않았다.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당시엔 신형 ICBM 화성-17형을 공개하며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도발 마이웨이' 기조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위협수위를 높여왔다. 김 위원장은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강대강 정면승부" "대적투쟁" 등 표현을 통해 한미와 국제사회의 압박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하자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수직엔진 시험 발사대 부근 초목들의 죽은 흔적이 포착돼 대형 로켓 엔진 연소 시험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생 위기, 미중 정치환경이 변수
변수는 북한 내부 민생 위기와 외부 정치환경이다. 북한은 이미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고 미 본토를 겨냥한 ICBM도 수차례 발사했다. 그에 버금가거나 뛰어넘는 고강도 도발을 하려면 최적의 시기와 방식을 거듭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실제 북한은 최근 대남·대미 대결전보다는 폭우 피해 극복 및 감염병 방역에 치중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김 부부장이 담대한 구상을 비난하면서 "북남문제를 꺼내들고 집적거리지 말고 시간이 있으면 제 집안이나 돌보라"고 한 대목에 대해선 '북한이 내치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중국 공산당 당대회가 10월 16일 시작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주변 정세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좋게 봐줄 수 없는 중국 눈초리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제 가을 도발에 나선다면 중국 당대회 이후, 미국 중간선거 이전인 10월 말~11월 초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하반기엔 내치 집중… 파급력 높은 도발 어려워"
일각에서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을 제기한다. "7차 핵실험 땐 대응이 지금까지와 확실하게 다를 것"이라는 한미일의 경고가 먹히는 셈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 러시아 외에 인플레이션 위기까지 다뤄야 하는 만큼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핵실험으로 아무리 위협해도 미국이 북한을 제대로 상대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은커녕 국제사회의 고립만 심화될 뿐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하반기는 통상 북한이 경제 결산에 주력하는 시기인 만큼 내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군사적 움직임을 취하더라도 파급력 높은 방식을 택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서해위성발사장 흔적 등을 볼 때 올해 초 실패한 화성-17형 발사를 다시 감행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