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신주쿠 호텔에 문 연 '여행맛 일본점'
'한국여행놀이'에 일주일 새 1,200명 이상 방문
韓-日 하늘길 회복 더뎌… 운항 편수 적은 탓
"기내식 메뉴 중 불고기덮밥이, 기획상품 중에선 감귤주스가 많이 팔립니다. 한국여행을 그리워하는 분이 많은데, 다음 달까지 더 많은 손님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까지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주쿠프린스호텔. 이곳 세일즈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오오쿠보씨는 8일 "최근 한국여행놀이가 유행하면서 '여행맛 일본점'을 찾는 분들이 많다"며 "그동안 가볍게 한국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주항공과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객실 승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기내식 카페 콘셉트로 지난해 국내에서 인기를 끈 제주항공의 기내식 카페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여행맛)'가 1일 일본 도쿄 신주쿠 지역 '신주쿠 프린스호텔'에 문을 열었다. 이름은 '여행맛 일본점'. 다음 달 31일까지 두 달간 팝업 스토어 형태로 연다. '여행맛' 일본점에서는 한국에서 팔던 불고기덮밥과 오색비빔밥, 승무원 기내식 등 제주항공 사전 주문 기내식 3종에 상큼하귤과 모형비행기, 기내 담요 세트 등 기획상품 3종을 판매한다. 제주항공과 신주쿠 프린스호텔은 기내식 카페 외에도 호텔 내 객실 한 곳을 비행기 디자인으로 꾸민 테마 객실도 만들었다.
'여행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힌 지난해 4월 여행을 그리워하는 고객을 위해 국내에서 먼저 기획됐다. 제주항공은 서울 마포구에 AK플라자가 운영하는 쇼핑몰 'AK&홍대'에 3개월 동안 팝업스토어로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하루 평균 130여 명이 방문하며 큰 호응을 얻자 AK플라자 분당점과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2, 3호점을 열었다. 10개월 동안 총 3만9,300여 명이 여행맛을 찾을 정도로 이곳에서 여행하는 기분을 내려는 고객이 많았다.
당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기에만 반짝 운영할 계획이던 '여행맛'이 하늘길이 열린 지금도 화제를 모으는 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 편수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항공권 가격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높은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3일부터 국내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를 없애며 한국 여행의 큰 걸림돌은 사실상 사라졌다. 일본인이 국내 입국할 경우 다음 달까지 한시적으로 무비자 방문도 가능하다. 반면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할 땐 여전히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우 적다. 실제 6월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가 일본인 1,6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9%가 '무비자 방문이 재개되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MZ세대 사이에선 한국 음식을 먹으며 마치 한국 여행을 하는 듯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놀이문화가 유행이다. 이른바 '한국여행놀이(도한놀이·渡韓ごっこ)'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으로 통한다고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도한놀이 트렌드를 선점해 일본 내 제주항공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여행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여행맛 일본점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오오쿠보씨도 "기내식 카페 여행맛 일본점을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길 바라고, (기내식 카페를 방문한 일본인들이) 한국 여행을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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