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푸비니, 'C레벨의 탄생'
'시간이 없는' 최고경영자 위한 리더십 가이드
존 플래너리는 2017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초기 인터뷰에서 “4개월 뒤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허니문'을 기대한 것. 당일 GE 주가가 3%나 곤두박질쳤다. “사람들은 더 빠른 대답을 원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 플래너리는 결국 취임 1년도 안돼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세계적 컨설팅기업 맥킨지에서 35년간 일하며 최고위 리더들을 도운 데이비드 푸비니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책 ‘C레벨의 탄생’에서 적은 일화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제품책임자(CPO) 등 50여명의 C레벨 최고경영자들을 인터뷰해 ‘오래 가는 경영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분석했다. 성공보다는 실패한 이들의 이야기가 많다는 점이 책의 미덕.
놀라운 비전과 전략, 네트워크를 갖추었다고 해도 새로 부임한 C레벨 지도자 3명 중 2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 무엇보다 시간이 없다. 하루 20개의 미팅, 정치인ㆍ시민사회단체ㆍ언론 등 온갖 이해관계자의 요구, 해일처럼 몰려드는 결정 거리, 불투명한 정보 등에 허덕인다. 자신의 역량을 펼쳐보기도 전에 엄청난 과제에 쫓기는 게 현실이다.
C레벨 리더에 대한 조언이라고 해서 유별난 것은 아니다. 가령 ‘나쁜 뉴스를 환영하라’는 조언. 다만 바이엘 아스피린을 판매하는 브리스톨이 전체 매출 증가에 안심하며 도매 판매 분야 저하 소식을 간과하다 총괄 관리자와 그의 팀이 공중분해 됐다는 사례를 읽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적이고 명쾌한 리더십 스킬도 알려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새로운 경영 이슈를 인정하라’ ‘절대 고립되지 마라’ 등의 조언도 담았다. 마지막 조언은 ‘떠날 때를 알라’는 것. “이를 스스로 깨닫는 리더는 거의 없지만”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최고 경영자를 다룬 책이지만 '더 나은 나'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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