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 ‘사브(Saab)’는 많은 관심을 받았던 브랜드다.
특별함은 있지만 모두가 선호하는 브랜드는 아니었고, 또 ‘본 터전’이 큰 브랜드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브랜드이며, 또 이제는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는 브랜드지만 지난 시간 동안 수 많은 브랜드들이 사브를 인수하고, 흡수하며 브랜드의 화려한 ‘부활’을 추구하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닌 브랜드다.
사브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존재, 9-5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1997-2010 // 21세기를 맞이한 사브의 대표주자
1990년대 사브의 주력 모델은 단연 ‘9000’이었다. 9000은 사브 고유의 디자인을 통해 깔끔하고 견실한 매력을 제시했고 유럽 및 여러 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브랜드를 지키는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9000의 뒤를 잇고 등장한 차량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1세대 9-5다. 9-5는 지금까지 사브가 이어왔던 깔끔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사브’, 즉 ‘항공기 제작’의 경험을 드러내는 특별함을 제시했다.
바로 지금으로도 구현하기 쉽지 않은 0.29Cd(왜건 0.31Cd)의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갖춘 것이다. 이를 통해 주행 전반의 정숙성, 주행 효율성의 개선을 제시했다. 참고로 디자인은 2004년과 2006년 등 꾸준한 변화를 이어갔다.
9-5의 특징은 단순히 매끄러운 디자인 외에도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B 필러 구조와 견고한 골격의 구현, 그리고 실내 공간에서 ‘나이트 패널’ 계기판 시스템 등 다채롭고 독특한 요소들로 마니아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9-5는 2.0L 가솔린 엔진과 2.4L 가솔린 엔진 및 3.0L 저압터보 엔진 등을 탑재했으며 오펠 사의 2.2L 디젤 엔진을 탑재해 다채로운 파워트레인을 옵션을 제시했다. 더불어 고성능 버전인 ‘에어로’ 사양도 마련해 시선을 끌었다.
9-5 에어로의 경우에는 최고 출력 250마력(이후 265마력)을 내는 2.3L 터보 엔진을 적용해 탁월한 운동 성능을 제시했다. 더불어 E85 등과 같은 바이오 파워 사양을 추가해 다채로운 선택권을 제시했다.
초대 9-5는 1997년부터 2010년까지 48만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통해 ‘브랜드의 대표주자’를 확실히 입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통해 GM에게 ‘사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단서가 되었다.
2010-2012 :: 아쉬움으로 남는 마지막 9-5
21세기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사브’ 브랜드에 대한 기대가 제법 컸다.
실제 GM 역시 사브 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새로운 차량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기 및 여러 이슈로 인해 사브는 이내 사라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2010년 데뷔한 2세대 9-5가 ‘9-5의 마지막 조각’이 되었다.
GM의 글로벌 아키텍처 전략 하에 개발된 2세대 9-5는 외형에 있어서는 ‘사브의 DNA’를 명확히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GM의 DNA’가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 실제 GM 입실론 2 확장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대신 뷰익 라크로쓰, 오펠 인시그니아 등과 ‘형제 차량’으로 개발되어 GM 내부에서도 ‘니어-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인식을 부여 받았다. 워낙 큰 차량을 위해 개발된 입실론 2을 기반으로 한 덕분에 2세대 9-5는 5m가 넘는 전장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2세대 9-5는 세단과 왜건 모델이 개발되었다. 독특한 점은 2세대 9-5의 개발은 GM이 담당했지만 ‘사브’의 소유권이 스파이커에 넘어간 이후에 생산이 되어 ‘애매한 존재’를 제시했다. 다만 스파이커 역시 사브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2012년에 그 행보의 방점을 찍게 되었다.
2세대 9-5의 보닛 아래에는 180마력의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220마력과 296마력의 2.0L 터보 및 2.8L 터보 엔진이 적용되었고 220마력의 E85 2.0L 터보 엔진 및 두 종류의 디젤 엔진 등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낮은 주행 성능과 마감 품질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을 뿐 아니라 사브 브랜드의 불안으로 인해 시장에서의 제대로 된 판매가 이루어졌다 평가하기엔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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