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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서 러군 격퇴…"키이우 이후 최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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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서 러군 격퇴…"키이우 이후 최대 승리"

입력
2022.09.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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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움 등 요충지 탈환…러군 "부대 재편성"
이달 수복한 영토 2,500㎢…동부에서도 선전
"6개월 넘은 전쟁, 새 국면 돌입했다는 신호"

10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바라클리아의 광장에 있는 한 동상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끼워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발라클리아를 러시아군으로부터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바라클리아=AFP 연합뉴스

10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바라클리아의 광장에 있는 한 동상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끼워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발라클리아를 러시아군으로부터 되찾았다고 발표했다. 바라클리아=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제2도시 하르키우주(州)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쳤다. 러시아는 하르키우의 요충지인 이지움과 쿠피안스크 등을 모두 우크라이나에 빼앗기자 동부 돈바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승리는 전쟁 초기 '키이우 수성'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10일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를 해방한 후 지역 순찰을 돌고 있다. 쿠피안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10일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를 해방한 후 지역 순찰을 돌고 있다. 쿠피안스크=로이터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발레리 마르첸코 이지움 시장은 "이지움이 오늘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마르첸코 시장은 "대피했던 주민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현지 경찰과 비상 당국이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전날 바라클리아 수복도 공식화됐다.

동북부 철도 교통의 허브인 쿠피안스크 해방 소식도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텔레그램에 쿠피안스크에 진입한 자국군의 모습을 찍어 올리며 "이 도시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영원히 우크라이나의 영토"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에 따라 이지움 인근에 주둔한 러시아군의 보급로가 끊겼다"며 "러시아군이 자신한 나머지 방어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부에 집중"…우크라 속임수 성공해

지난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노바 카호우카에서 한 건물이 포격당해 무너진 모습. 노바 카호우카=타스 연합뉴스

지난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노바 카호우카에서 한 건물이 포격당해 무너진 모습. 노바 카호우카=타스 연합뉴스

같은 날 러시아 측도 이 지역에서의 철수를 인정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재편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돈바스 해방이라는 '특별 군사작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네츠크 방면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철수 발표는 사실상 러시아가 하르키우를 포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탈환에 성공한 이지움과 바라클리아, 쿠피안스크 모두 하르키우의 핵심 도시다. 특히 이지움은 러시아가 지난 4월 점령한 뒤 돈바스 공격을 위한 보급 기지로 활용해왔다. 로이터통신은 "수천 명의 러시아군이 탄약과 장비를 버리고 달아났으며, 이는 6개월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공격에 성공한 원인으로는 러시아군을 남부로 유인한 '성동격서(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 작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초부터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러시아군이 대비를 위해 동부 돈바스 주둔 병력을 빼 남부로 이동시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군의 병력을 옮기고, 미군의 군사 지원을 받기 위한 시간벌이용 속임수였다. 타라스 베레조베츠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공보담당자는 가디언에 "미디어에 널리 알려진 우크라이나군의 남부 공격은 대규모 특수 기만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우크라가 러시아 압도할 수 있다고 보여줘"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10일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 해방 소식을 전하며 텔레그램에 올린 사진. 쿠피안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10일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 해방 소식을 전하며 텔레그램에 올린 사진. 쿠피안스크=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달 들어 우크라이나가 회복한 영토가 2,50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 면적의 4배가 넘는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돈바스에서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데니스 푸실린 수장은 "북쪽 라이만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도네츠크 북쪽 여러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라이만은 우크라이나가 지키는 도네츠크 북쪽 슬라뱐스크의 인접 지역이자, 이지움의 배후에 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성공을 전쟁이 새 국면에 돌입했다는 신호로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 5분의 1을 탈환할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BBC방송은 "이번 소식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후원자들에게도 고무적"이라며 "전쟁이 일찍 끝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우크라이나는 전투에서 러시아를 이길 뿐 아니라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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