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윤석열 대통령 방미 성과 압박
더불어민주당이 15일 국내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몰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에 대한 ‘상응 조치’도 예고했다. 자국 생산 전기차에 1대당 1,000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 특혜를 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에 따른 맞불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20일 방미를 앞둔 윤석열 대통령에게 IRA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낼 것을 압박하면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 공개 발언에서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만약 미국이 올해 중으로 한국 차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한국도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정을 개정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가지고 미국 측과 협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정부 여당이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정기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이를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연비 △주행거리 △에너지 효율 △가격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에 차별 없이 보조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미국이 IRA를 통해 자유무역 원칙을 어기고 노골적인 자국산 우대에 나서기로 한 만큼, 한국도 형평성 차원에서 관련 예산을 늘려 국내 전기차에 특혜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김 의장은 “한국에 판매되는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산 전기차는 총 3만6,478대로 2,343억 원의 보조금을 받아갔다”며 “만약 미국이 한국 전기차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테슬라 같은 미국 전기차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무역 보복 조치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호구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책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에서 강한 메시지를 내줘야 정부도 대미 협상력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성과 압박에 가세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바이오 국산화 행정 명령이 국내 전기차와 바이오 산업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은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성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점 △대북 강경 기조 속에서 북한을 상대로 ‘담대한 구상’을 밝힌 점 등을 ‘갈지(之)자 외교 행보’로 규정한 뒤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오대수 외교’”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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