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섭 연세의료원장 간담회에서 밝혀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하는 등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 실현에 연세대의료원이 앞장서겠습니다.”
윤동섭(61) 연세대의료원장은 19일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연 간담회에서 “현재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전 세계적으로 10여 곳에 불과해 1억~2억 원의 거금을 들여 일본 등으로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해 해외 원정 치료를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세대의료원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내년부터 3,000억 원 규모의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 처음으로 가동한다. 중입자 치료 원리는 탄소 중입자를 가속기에 넣어 빛의 3분의 2 속도로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로 에너지 빔을 암세포에만 2분 정도 정밀하게 쬐어 이를 파괴하는 것이다.
중입자 치료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하다. 이는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아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현재 일본ㆍ독일ㆍ이탈리아 등 6개국, 10여 개 시설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4년 세계 최초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해 28년간 중입자 치료에 나서고 있다.
윤 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 암이라고 꼽히는 췌장암ㆍ폐암ㆍ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며 “골ㆍ연부(軟部) 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피부암) 등 희소 암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료원장은 “치료 시간이 매우 짧고 통증도 없어 치료 후 당일 귀가할 수 있고, 정상 세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연세의료원은 또한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 등 데이터 사이언스와 세포 치료제 등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정밀 의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윤 의료원장은 “지난 8월 난치성 혈액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CAR-T세포(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한 데 이어 바이오 마커ㆍ의료기기 개발 등을 통해 선진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CAR-T세포 치료제는 환자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 알려져 있다.
윤 의료원장은 이 밖에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겠다”며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디지털헬스실을 신설하는 등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헬스실은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자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ㆍ인공지능(AI) 의료 영상 기업 등과 협업하고 있다고 연세대의료원 관계자가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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