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이준석 '양두구육' 등 징계 절차 개시
김용태 "이중 잣대" 허은아 "표현의 자유 제한" 주장
비대위원 김종혁 "이양희 위원장은 당 통제 밖"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18일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 전 대표의 징계 기간 '양두구육'이나 '신군부' 등, 일명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한 발언과 행동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이를 두고 "양두구육 표현을 썼다고 징계하는 것이냐"며 반발한 가운데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힘 내 인사들도 윤리위의 움직임이 편향적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많은 당원 분들과 국민들께서는 윤리위가 혹시 외압을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라면서 "대통령실이든 윤핵관이든, 그렇지 않고서야(외압이 없고서야) 윤리위가 한쪽으로 치우친 것 아닌가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표현 문제를 지적하면서 '내부총질 문자'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은 윤리위의 잣대가 한쪽에 치우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의 표현이 당연히 불편하다고 보는 당원들도 있겠지만, 당의 통합을 저해한 사건 중에는 '내부총질 문자'도 있고, 그것을 통해서 당이 갈라지고 비상상황이라고 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내부총질 문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하던 당대표"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가리키며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 간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사건으로 거론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모 의원들이 사이코패스, 양아치라든지 그렇게 (이 전 대표를 향해)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윤리위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이코패스' '양아치' 표현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 1월 이준석 당시 대표와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간 마찰이 불거지자 박수영 의원이 "우리 당 안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같은 사이코패스, 양아치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가리킨다.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지금 제가 발언하는 것 자체도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라는 우려가 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자유를 강조했던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같은 표현도 예를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하면 문제가 되지 않고, 누구 대상이고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그리고 누구 마음을 아프게 할 때 진짜 문제가 되는 발언인가라는 기준을 어떻게 세우려고 하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정진석 위원장도 18일 윤리위 개최 몰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김종혁 비대위원은 당을 향한 이 전 대표 진영의 공격을 방어하고 나섰다.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김 위원은 특히 윤리위가 특정한 입장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대위원이 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가 윤리위와 상의하지 않는다"면서 "18일 윤리위 회의가 개최된다는 것은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잘 몰랐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를 근거로 "내가 (비대위로) 와서 놀란 것은 윤리위가 사실상 아웃 오브 컨트롤(통제 밖)이라는 것"이라면서 "이양희 위원장이 당의 누구의 이야기를 듣거나 지시를 받거나 심지어는 전화통화조차도 다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 전 대표 측의 '표현의 자유' 주장에 대해서는 "당에서 의총을 열어서 의원들이 당이 이준석 대표로부터 심각한 모욕을 받았다, 징계가 필요하다라고 요청을 했고, 거기에 대해 윤리위가 화답한 것"이라면서 "그동안에 국민의힘의 당원들이라든가 의원들이 받은 상처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대표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그 선은 많이 넘어간 게 아닌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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