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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풍성할 대한민국이 되려면...

입력
2022.09.2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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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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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의 보존, 전승, 발전을 통한 지역문화 창달과 생활문화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하는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물론 1962년 8월 한국문화원연합회가 발족하기 전부터도 각 지방문화원은 존재했다. 1947년 경기도 강화문화원을 시작으로 전국 231개 기초지자체에서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 키워내는 촘촘하고, 거대한 '문화그릇'의 역할을 각 지방문화원이 수행(올 8월 말 현재)하고 있다.

지난 60년, 한국문화원연합회의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은 윤택해지고, 덕분에 한국문화도 풍성해졌다. 동시에 문화영토가 세계 각국으로 넓어지는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도 거뒀다. 영화, 드라마, K팝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한류는 이제 의식주 등 한국의 생활양식에 대한 관심으로 옮아가며 '글로벌 K컬처'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문화한국의 위상은 여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도 한 단계 높은 '선진문화대국'으로 도약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현재 한국 민족문화의 하위 단위로서의 우리 지역문화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며,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천 년과 새로운 백 년이 시작된 지 불과 22년이 지난 시점에 서 있다. AI, 데이터, 로봇산업 등으로 종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문명사적 대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냉전 체제가 형성되면서 지난 수십 년간 진행되었던 세계화 흐름이 위축되고 있다. 이런 엄혹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기왕에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한편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초일류 선진문화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가 인류 문명사에 큰 빛을 남기는 나라가 되려면 한국문화의 뿌리가 되는 지역문화가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강력한 외래문화 유입과 영향, 급속한 도시화 등으로 우리 지역문화의 위상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특히 취약한 지역경제에 따라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들고 대도시가 제공하는 질 좋은 교육과 문화를 즐길 수 없게 된 지역은 소멸위기에 몰렸으며, 지역문화와 지방문화원도 같은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 때문에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개척할 향후 60년은 지나온 60년보다 더 중요하다. 향토문화의 복원과 재해석 그리고 새로운 창조를 통해, 지역문화는 다양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주민은 물론 모든 문화향유자들의 동의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역문화는 민족문화를 풍성하게 하고, 더 나아가 세계문화와 직접 소통하면서 한국의 문화적 역량을 돋보이게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다음 60주년에는 대한민국이 문화로 행복하고 풍성한 일류 문화대국으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김장실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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