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가 고령화 등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용어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간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치매 전문가 육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치매학회가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58%에 달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3% 였으며,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라고 할 수 없지만 인지 기능 검사에서 같은 나이, 같은 교육 수준, 같은 성별의 정상인보다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 발견ㆍ치료가 매우 중요한 셈이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54만 명이다(2021년 기준). 또 65세 이상에서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환자는 67만 명이다.
양동원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 속에 65세 이상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10년 새 3.2배로 급증했다”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악화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인식 수준을 높여야만 적극적인 치매 예방ㆍ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경도인지장애는 질병 분류상 경증 질환(F코드)으로 묶여 있어 경도인지장애가 중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분류 체계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대한치매학회의 주장이다.
대한치매학회는 이와 함께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억 원에서 2060년에는 43조2,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매의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줄이려면 적절한 의료적 개입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