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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는 틱톡, 틱톡은 비리얼을... 물고 물리는 베끼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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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는 틱톡, 틱톡은 비리얼을... 물고 물리는 베끼기 경쟁

입력
2022.09.20 17: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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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알림 뜨면 3분 내 촬영·공유"
급부상 SNS 비리얼 베낀 기능 내놔
틱톡도 한때는 인스타 모방에 희생

숏폼 SNS가 미국에서 '틱톡 나우' 기능을 선보였다. 알람이 뜨면 3분 내에 사진이나 10초 분량 영상을 촬영해 공유해야 하는 기능이다. 틱톡 제공

숏폼 SNS가 미국에서 '틱톡 나우' 기능을 선보였다. 알람이 뜨면 3분 내에 사진이나 10초 분량 영상을 촬영해 공유해야 하는 기능이다. 틱톡 제공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앞세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대세로 떠오른 틱톡(Tik Tok)이 미국에서 '틱톡 나우'라는 새 기능을 내놓았다. 하루 한 번, 애플리케이션(앱)이 무작위로 정해주는 시각에 알람이 울리면 3분 내에 전·후면 카메라로 10초 길이의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기능이다.

틱톡이 출시한 이 기능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서는 "틱톡이 비리얼(BeReal)을 베끼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틱톡 나우의 작동 방식이 미국에서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SNS 비리얼을 완전히 빼닮았기 때문이다. 비리얼은 매일 예고 없이 '비리얼할 시간(Time to BeReal)'이란 알림이 뜨면, 2분 안에 전·후면 카메라로 이용자와 이용자가 바라보는 쪽을 동시 촬영해 올려야 하는 SNS이다. 준비나 연출이 불가능해 '진짜 일상'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설정 사진'으로 가득 찬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인스타그램, 비리얼의 사례에서 보듯 '뜨는 서비스는 베끼고 본다'는 말은 최근 수년 새 SNS 시장을 관통하는 법칙이 됐다. 경쟁사의 서비스가 화제를 모으면, 더 나은 기능을 개발하는 대신 대놓고 따라하는 관행이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모델 카일리 제너는 지난 7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으로 만들어달라'는 내용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모델 카일리 제너는 지난 7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스타그램을 다시 인스타그램으로 만들어달라'는 내용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비리얼을 모방했다는 지적을 받는 틱톡도 한때는 '따라하기'의 희생양이었다.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등장 이후 숏폼 콘텐츠 소비가 급격히 늘자,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챗은 틱톡을 따라 각각 쇼츠, 릴스, 스포트라이트란 이름의 짧은 영상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스타그램의 현재 대표 기능인 '스토리'(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올린 뒤 24시간 뒤 자동으로 사라지는 기능) 역시 사실은 스냅챗을 따라 만든 것이다.

SNS 절대강자였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틱톡을 따라하고, 후발주자로 자리잡은 틱톡이 다시 신흥강자 비리얼을 베끼는 '모방의 역사'가 반복된 것이다. 유행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SNS 간에 벌어지는 베끼기 경쟁은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베끼기 관행이 굳어질수록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들만 결국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지난해 열풍이었던 음성채팅 앱 클럽하우스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모방 기능을 내놓는 바람에 사실상 고사했다.

그러나 SNS가 '요즘 뜨는 기능'을 앞세워 모방에만 힘을 쏟게 되면, 결국 고유의 특징을 잃게 돼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릴스 도입에 그치지 않고 아예 메인 화면을 틱톡처럼 바꾸려다가 "정체성을 상실했다"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구독자가 3억6,000만 명에 이르는 미국 모델 카일리 제너 등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을 인스타그램답게 만들라"라고 반발하자,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업데이트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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